하이너 괴벨스의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 <겐코-안 03062> 개최...물과 빛으로 빚은 공감각적 정원과 사색

김수정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12: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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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2채널 비디오, 8채널 사운드, 조명, 물, 물결 생성 장치, 60분 (반복)

 

국립현대미술관은 월별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간 진행하고 있는 다원예술 《숲》의 7월 프로그램으로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연출가 하이너 괴벨스(Heiner Goebbels)의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 <겐코-안 03062>를 7월 14일(월)부터 8월 10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다원공간에서 선보인다.

서울관 MMCA다원공간에서 약 한 달간 선보이는 하이너 괴벨스의 <겐코-안 03062>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우편번호 ‘03062’를 제목에 포함한 이번 장소 특정적 작업은 작가가 선사하는 ‘소리와 목소리의 정원’으로 관객들에게 명상적이면서도 몰입적인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겐코-안 03062>는 25 × 20 × 11㎡의 MMCA다원공간 전체를 특정적으로 활용한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이다. 관객은 다원공간에 들어서자마자 8채널 사운드와 빛, 어둠, 물결, 소리, 진동, 사물 등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위계 없이 공감각적으로 마주한다. 작품은 내러티브나 실연자가 없지만 역설적으로 관객들은 언어의 의미는 인식하지 않은 채 작품에 몰입한다.  

 

▲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2채널 비디오, 8채널 사운드, 조명, 물, 물결 생성 장치, 60분 (반복)

 

작품의 출발점은 19세기 미국의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주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수필집 『월든』이다. 소로가 월든 호수 근처 숲에서 2년간 홀로 생활하며 기록한 자연에 대한 성찰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이 텍스트에 영향을 받아, 하이너 괴벨스는 작업을 구성했다.

또한 존 케이지, 독일의 극작가 하이너 뮐러,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 소설가 알랭 로브그리예,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 등 다양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목소리가 음악처럼 겹겹이 쌓인다.

하이너 괴벨스는 극장의 여러 장치와 요소들의 다층적인 목소리를 통해 관객의 감각을 열고, 사색을 촉발하며, 자신만의 정서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작업했다. 그는 『월든』을 다시 언급하면서, “소로가 기차 소리, 새 소리, 나무 소리 등 서로 다른 소리 사이에 위계를 두지 않고 대하는 태도가 현재 예술이 가져야 할 중요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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