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의 한국 첫 개인전,개최...… 전통 재료와 현대 디자인의 결합

김한슬 리포터 / 기사승인 : 2025-08-27 23:40:00
  • -
  • +
  • 인쇄
《자연의 첫번째 금은 초록 (The first Gold is Green)》전
옥수수 껍질, 아보카도 씨, 아가베 섬유 등 토착 작물 활용한 작품 선보여
전통과 현대를 잇는 디자인 실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의 가능성 제시
8월 28일~11월 2일,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WEST관에서 개최
▲ 전시장 가구

 

오는 28일, 멕시코시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의 첫 한국 개인전이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린다.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런던, 뉴욕, 파리 등의 글로벌 브랜드 및 예술 기관과 협업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아왔다. 현재는 멕시코를 거점으로, 전통 재료와 현대 디자인을 결합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Totomoxtle Cabinet의 코미코 패턴 


전시 제목 〈The First Gold is Green〉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Nothing Gold Can Stay’ 첫 구절, “자연의 첫 초록은 황금과 같다”에서 가져왔다. 겨울을 지나 돋아나는 새싹은 찰나의 순간 금과 같은 가치를 지니지만 곧 사라지며, 이는 자원에 부여되는 일시적 가치와 그 뒤에 남는 생태적 파괴를 은유한다. 라포세는 천연 재료에 서사를 불어넣는 작업을 통해, 이 구절을 지속 가능성과 자연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질문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멕시코 농촌 지역의 생태 위기를 주제로 대안적 재료 실험과 공동체 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는 옥수수 껍질로 개발한 신소재 토토목슬(Totomoxtle) 캐비닛과 테이블, 아보카도 씨와 껍질로 만든 캐비닛, 천연 스펀지 루파(loofah) 조명, 아가베 섬유로 제작한 대형 몬스터 조명 등이 선보인다. 이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지역성과 환경을 반영한 토착 디자인(endemic design)의 실천이자, 생태와 공동체가 공존하는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도다. 

 

▲ aposse_Totomoxtle_Snake_Dining_Table_


또한 라포세는 자신의 캐비닛 작품의 ‘코미코 패턴’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장인정신, 특히 한지와 미닫이문에서 받은 영감을 반영한 것이라 밝히며 아시아 미학과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디자인계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것은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나아가는 데 있다”고 전했다. 아직 디자이너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이러한 사고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세계와 호흡할 수 있는 디자인 모델을 구축하는 데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멕시코 가구 작가 '페르난도 라포세


이어 “한국은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를 이루며 사회적 통합을 이룬 드문 사례”라며, 멕시코 역시 사고방식을 바꾸고 힘을 모은다면 한국처럼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페르난도 라포세 Fernando Laposse (b. 1988, Mexico City)는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2024년 디진(Dezeen) 어워드에서 벤틀리 라이트하우스 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주에와 협업으로 2023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 브랜드 및 예술 기관과의 협업을 활발히 이어 가고 있다.

전시는8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WEST관에서 개최된다.

 

[저작권자ⓒ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D

관련기사

자작나무에 수놓은 아련한 꽃은 고혹하고 외롭다.2025.08.24
셀프 리모델링...북유럽 아파트에 사는 여자2025.06.18
대만 도예·조각가 쉬용쉬 개인전 《Sisyphuys’ Doubt 시시포스의 의심》... 흙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루다2025.08.22
물질이 주어가 되는 ‘공예적 실험’... <물질-실천>전2025.08.26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