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 들려주는 나무 둥지 ‘The Reading Nest’

김수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1-22 2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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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신화는 많은 분야에 영감을 주었다. 겉으로 보기엔 커다란 나무 구조물에 불과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무로 둘러싸인 태초의 원시 공간으로 옮겨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비밀스러운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미국 클리블랜드 공공도서관 앞, 거대한 구조물이 등장했다. 새의 둥지를 연상하게 하는 “The Reading Nest”는 앞만 보며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에게 잠깐 멈춰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건축가 Mark Reigelman은 이렇게 말한다. 

 

 


“나무 둥지로 들어서는 순간 신화 속에 등장하는 지혜의 나무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들려올 것입니다.” 자연물은 수 세기를 거치며 신화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신화 속에서 지혜와 지식을 상징하는 대상이 많은데 그중 나무와 부엉이는 지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자연물이다. 부엉이는 숲에 둥지를 틀어 그들의 영역을 영위한다.

그들이 사는 둥지는 지식 공동체의 상징이 되었다. Mark Reigelman은 이 점에 영감을 얻어 “The Reading Nest”를 제작했다. 그가 만들어낸 신비스러운 공간은 도서관을 찾은 이들에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새들이 나뭇가지를 물어 오듯이


 

Mark Reigelman은 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나뭇가지를 물어오듯 버려진 나무 판재를 모아 구조물을 완성했다. 2″×4″ 사이즈로 기본 골격을 세우고, 200개의 철재 케이블로 기본 나무 골격을 지탱하도록 했다.

이 위를 1만 개가 넘는 버려진 나무 판재로 둘러쌓았는데, 이를 고정시키기 위해 대략 4만 개의 못이 사용되었다. 10일에 걸쳐 완성된 이 구조물의 크기는 13’ 높이에 넓이는 36’나 된다. 1만 개의 나무 판재 중 6000여 개는 황금색으로 칠해 외관을 꾸몄는데, 이는 그리스 신화 속 황금을 지키는 괴수 그리핀(Griffin 사자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괴수)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리핀은 주로 돌로 만들어져 시의 건물 입구에 세워두는데 Mark Reigelman은 이를 나무로 새롭게 구현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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