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출간된 자연 건축 책을 소개한. 건축의 시작은 땅과의 교감이다. 한국에서 온 건축가는 이방인으로서 네팔 오지마을에 방송국을 짓기 위해 가장 먼저 땅과 친해지는 과정을 겪었다. 60여 년의 생 동안 접점이 없던 네팔의 작은 마을에 공간을 쌓아올리기 위해 건축가가 17개월간 땅과 바람과 자연과 교감을 이룬 그 과정을 담은 책이 바로 ‘바람을 품은 돌집’이다.
책의 지은이이자 네팔 좀솜마을 방송국을 지은 김인철은 한국의 문화를 이식하기보다 마을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통해 그들의 방식으로 공간을 완성했다. 방송국을 짓기 위해 그가 했던 일은 네팔이라는 나라에 대한 공부부터, 수도인 카트만두는 물론 뽀카라, 무스땅, 강변의 작은 마을까지 답사하며 그들의 역사와 문화, 건축 특징을 조사했다. 또한 우리 건축과 험준한 지역에 있는 네팔 건축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차이는 무엇인지 찾는 작업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목조와 조적조가 혼합된 형식의 네와르 양식의 건축, 힌두의 양식과 불교 양식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종교 건축물들, 흔히 구할 수 있는 돌로 지은 집들, 제실을 중심 공간으로 하고 중정이 있는 전통마을 마르파 지역의 주택들 등 네팔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건축들이 ‘바람을 품은 돌집’을 짓는 실마리가 되었다. 좀솜마을의 방송국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지역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건축가의 특색을 갖춘 건축물로 완성될 수 있었다.
‘바람을 품은 돌집’은 건축 도서이기에 앞서 일종의 여행기와도 같다. ‘건축가의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만큼 책에는 건축가가 좀솜마을에 도착하기까지 지역의 건축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사진과 함께 네팔의 역사와 문화, 건축적 특징을 담은 여행일지가 네팔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돌집이 바람을 품은 것처럼, ‘바람을 품은 돌집’에는 네팔의 자연과 건축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료제공 도서출판 집
[저작권자ⓒ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