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타케시 마치야'...유년의 기억과 현대인의 군상을 조각하다

서바름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0 20: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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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현대인의 모습을 조각하는 일본 작가 타케시 마치야를 만나다


나무 작업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

원래 평면에 페인팅을 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작품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주변에서 폐목재를 구해 나를 위한 장난감을 만들 곤했다. 그것들을 본 지인이 입체 작품을 한 번 발표해보라고 권했다. 본격적으로 나무로 조각을 하게 된 건 그 때부터다.

작품의 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구성했나?
이번 전시의 주제와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을 받은 대야에서 몸을 씻는 모습의 조각 시리즈와 내면의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갈등을 표현한 ‘You are not my’, 그리고 의자와 사람의 몸이 하나로 붙은 ‘Chairman’ 시리즈로 구성했다. 각각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 

 

 


메인 작품이 속한 ‘Row ball water’ 시리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나?
무더운 여름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물놀이를 하는 일본의 문화를 조각에 담았다. 어린 시절 좁은 대야에서 발가벗고 물장구를 치며 목욕을 했던 기억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음직한 추억이다. 나 역시도 그런 유년의 기억이 있다. 한국에도 우리와 비슷한 ‘등목’이란 것이 있다고 들었다. ‘Row ball water’ 조각에는 갓난아기의 모습부터 소년과 소녀, 여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이 대야에서 목욕을 하고 있다. 목욕은 단순히 더위에 몸을 씻는 것만이 아니라 목욕제계하여 몸과 마음을 정결케 한다는 의미가 있다.

‘You are not my’ 시리즈는 가면을 쓰고 있다. 페르소나에 대한 이야기인가?
그렇다. 세상을 살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모습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때가 있다. 두 개의 인격이 충돌하면 혼란스러워 진다. ‘You are not my’ 시리즈는 제목처럼 ‘너는 내가 아니야’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가면 속 얼굴의 표정은 작고 여리다. 그런데 가면 조각을 보면 크고 강한 인상을 준다. 두 자아의 간극을 표현한 것이다. 또 이 시리즈 조각들은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며 사색에 잠겨있다. ‘어떤 것이 진짜 내 모습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Chairman 시리즈는 의자와 몸이 붙어있다. 무엇을 의미하나?
이 시리즈에 대한 관람객들의 해석이 다양하더라. 내가 원래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주변에서 무엇이라 하든지 내 일을 꿋꿋이 해나간다는 것이다. 하고자하는 일, 이루어내고자 하는 일에 매진을 하다보면 자리에서 오래도록 일어나지 않고 집중을 하는데 의자와 몸이 하나가 된 건 그걸 형상화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일만 하는 비즈니스맨들의 애환을 표현한 조각으로 보는 이들이 많더라(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내년 쯤 한국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다. 그 주제에 대해서는 기획 중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문화 교류가 꾸준히 되었으면 좋겠다.  


타케시 마치야|일본 출신의 아티스트로 일본 오사카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나무를 재료로 평면과 입체 작업을 한다. 5년 전부터 폐목재를 활용한 조각을 하기 시작했고, 현재 일본에서는 열여덟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이번 개인전이 첫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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