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목공예] 진정한 사랑의 징표, <목안>

배우리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7 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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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안은 혼례시 친영례에서 교배례에 앞서 치러지는 전안례에 사용되는 의물(儀物)이다. 원래는 산 기러기를 썼으나 번거로워 나무로 만든 기러기로 대신하였다고 하는데 ‘전안(奠雁)’이라고도 한다.

전안례는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처음 행하는 의례이다. 신랑에 앞서 ‘기럭아범’이 머리에 색실을 두른 나무 기러기를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가며, 신부집에 도착하면 신랑은 기러기를 받아 전안상(奠雁床)에 바치고 절을 한다. 그러면 신부어머니가 치마에 감춰 안으로 들여간다.

목안(木雁)은 그 형상 때문에 ‘오리’라 부르기도 한다. 머리는 몸과 같이 만들기도 하나 따로 만들어 몸통에 구멍을 파 끼워 사용하기도 한다.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고 머리와 날개부분만을 조각하는데 더러는 색칠한 기러기도 있다. 

 

 

 


기러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옛 문헌에는 “기러기는 때에 맞춰 남북으로 그 절기를 놓치지 않고 다니니 여자도 혼기를 놓쳐서는 안 되고, 또 기러기는 날 때나 멈출 때 행렬을 이루니 혼인에도 장유유서의 순으로 추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라 하였다. 또한 “기러기가 절기에 따라 남북으로 나는 것은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니 음양에 순응하여 부인은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즉 질서와 의리를 따르는 기러기의 속성을 중히 여긴 것이며, 한편으론 제 짝이 죽으면 다른 상대를 찾지 않고 따라 죽거나 평생을 혼자 사는 새로 여겨 이를 상징성으로 삼은 것이다.

 

자료제공: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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