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네 아이, ARACHNE EYE>...신화에서 비롯되는 현대공예의 진면목

육상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4-11-08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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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제7회 현대공예전
신화 속 직조 여인 '아라크네’를 표상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에서 2024년 11/27-12/12까지 열려
▲ 금기숙 Keysook Geum '끌림 Attraction' 

 

푸른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제7회 현대공예전 <아라크네 아이, ARACHNE EYE>가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동안 독창적 기획과 섬세한 연출로 장신구 예술계의 한 축을 맡아 온 푸른문화재단의 올해 기획전은 그리스 신화 속 직조 여인 ‘아라크네’를 표상으로 전시의 맥락을 전개한다.

직조와 바느질에 뛰어난 '아라크네'는 공예의 수호신인 아테나와 대결을 벌였으나 제우스를 비롯한 그리스 신의 저주를 받고 거미로 환생, 영원히 거미줄을 짜게 되는 운명에 놓인 여인이다. 거미는 모성애의 상징이면서 창조와 파괴, 질서와 혼돈, 수호자와 유혹자 등 양가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 전시 포스터


전시는 아라크네의 성정에서 비롯되는 창의성, 용기, 도전, 성실, 인내심이 현대 공예 작가들이 지향하는 바를 견지하고 있다.

이번 <아라크네 아이, ARACHNE EYE> 전에서는 섬유나 실을 재료로 사용하거나, 직조weaving, 뜨개질knitting, 코바늘뜨기crochet, 자수embroidery 등의 기법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 등 아라크네의 속성을 인문학적으로 표현하는 작업 총 130여점을 선보인다. 

 

▲ 김지민 Jimin Kim '자비와 뒤끝 사이 Between mercy and grudge'


기획과 감독을 맡은 구혜원 이사장은 “씨실과 날실이 조화롭게 교차되어야 섬유를 직조할 수 있다. 삶의 균형적 가치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조화롭게 직조하고 선보이는 자리다.”라고 하면서,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양산하는 기계문명, 인공지능이 인간의 수작업을 대체하는 현대사회에서 느리지만 명확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공예가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면모다. 

▲ 정호연 Chung Hoyeon, '변곡 Inflection' / 김계옥 Kyeok Kim '보여지는, 보이는 seen, see'


특히 전시가 열리는 ‘문신미술관’은 섬유작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정영양 자수박물관을 운영하는 숙명문화원 산하의 미술관으로 120여 년간 여성 인재를 양성해온 사학의 명문이다. 참여작가 25명 또한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작가로 구성되어 그 의의가 남다르다.


▲ 이준 June Lee '인간의 무게, Weight of Human'


전시 기간: 2024년 11/27(수) ~ 12/12(목)까지 열린다. (일요일 휴관)
전시 문의: 02-6255-1102 / 인스타 @thekooexhibition

참여 작가: 금기숙, 김경희, 김계옥, 김영현, 김지민, 김지영, 박성림, 백재원, 백지현, 선다혜, 심진아, 오마(Oma), 오주연, 원재선, 유아미, 윤순란, 이다빈, 이수미, 이준, 정호연, 조하나, 지영지, 최성임, 파핑그레네, 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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