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유년 시절로 안내하는 얼룩말의 동화
목조각 물성과 회화 세계와의 만남
강릉 소울 갤러리에서는 한국 목조각의 대표 작가 한선현 개인전 <얼룩말의 솔올 탐방기>가 열리고 있다.
한선현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나무의 물성에 스며들게 해 생명의 본성을 구축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강릉 전시에서는 얼룩말을 주제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한 작가는 유년 시절의 순수한 상상력과 경험을 농축해 말의 등에 새겨 넣었다. 소년의 꿈과 낭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어느 순간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가슴 한곳에 숨어 있다가 생의 한가운데로 솟아오른다는 사실을 작가는 잘 알고 있다.
죽은 나무에서 생명의 뿌리를 채굴해 조각 세계로 이끌어 온 작가는 그동안 ‘염소’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예술 철학을 펼쳤다. 그는 특유의 은유와 해학으로 인간 심성의 근원을 일깨워 생활 예술의 가치와 철학을 설파했었다.
이번 전시는 작은 바닷가 도시 강릉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유명 작가의 지방행은 작가의 결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서울 중심의 전시는 차고 넘치는 가운데서 지방 도시로의 발걸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 강릉 사람도, 소년・소녀도 여느 곳과 같이 자기만의 꿈을 꾸고, 미래로 여행을 떠난다.
소울갤러리는 동물원의 동물로 가득하고 상상의 세계가 유감없이 펼쳐져 있다. 부모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동물의 여린 눈 안에 주저앉아 떠날 줄을 모른다. 관람객은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면서 동화의 세계를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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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선현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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