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예술공장에서 10월 29일까지 개최
서울문화재단 언폴드엑스 기획자 캠프에 선정된 기획 전시
서울문화재단 언폴드엑스 기획자 캠프에 선정된 프로젝트, ‘깨끗한 석판(Tabula Rasa)’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깨끗한 석판은 인간과 공존하는 사물의 원형을 백지 상태로 상정하고 역방향으로 생성 과정을 상상하는 의미있는 전시다. 참여 예술가는 미디어 아티스트 전민제, 산업 디자이너 송봉규+BKID(박성재, 정재필), 그래픽 디자이너 윤현학, 시각 예술가 김현석·이해련 등 총 다섯 팀이다.
전민제 작가의 ‘메타 오브젝트’는 도시 생활 속에서 의식주(의복, 음식, 주거)로 경험하는 사물 속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해석한 작품으로, 다양한 두께의 선재와 매듭, 직조 방식을 활용해 도시와 사물 관계의 복잡한 알고리즘과 상호 연계성을 탐구했다. 송봉규+BKID(박성재, 정재필)의 ‘진화하는 숟가락’은 생명체에 적용되는 진화 과정을 숟가락에 대입해 존재하지 않은 생명체를 화석을 통해 허구적 가설을 실험했다.
또한 이해련 작가는 가전 기계처럼 보이는 ‘PK-04’, ‘C-03 Pro’는 전통적인 인쇄 행위와 NFC 태깅 기술을 결합한 프레스 키보드와 청소기 형태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로, 인간 중심의 사물 생성 역사에서 탈선해 인간과 사물 사이의 네트워크를 새로고침한 작업이다. 김현석 작가의 ‘데이지-체인-아고라’는 인공지능(A.I.model / GPT-4, Stable Diffusion)을 활용한 작품으로 각각의 아이폰으로 설정된 미지의 인물들의 대화로 도구에서 현대의 사물에 이르기까지 가상의 진화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윤현학 작가는 6m 벽을 가득 채우는 그래픽 설치작 ‘덱스터 앤 시니스터’는 인간과 사물 사이를 매개한 두 손을 메타포화 하고 왼손과 오른손의 이미지들을 재구성해 신체의 양쪽을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탐구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아카이브 존은 작가들이 탐구한 사물에 대한 리서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발췌된 텍스트와 이미지들은 각 작품의 발화점이 되는 파편적 내용으로 작품과 연구 주제 간 상호 교차·확장되는 방식으로 구성돼 전시를 읽는 단서를 제시한다.
전시 작품과 공간은 전시 기간 3D 스캐닝을 통해 물질을 다시 비물질인 데이터로 번역, 가상의 박물관 공간에 영구 소장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인식해왔던 형태와 물질로 구성된 사물을 넘어 사물의 생성과 소멸, 사물과 인간의 관계 맺음, 사물에 적용된 기술과 시스템, 알고리즘과 상징 같은 시공간에 거대하게 분산돼 인간의 삶 어디에나 들러붙어 있는 ‘무엇’인 사물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무료입장으로, 사전 예약 없이 10월 6일(금)부터 10월 29일(일)까지 주중 12시부터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 2시부터 진행되는 참여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사물성을 탐구해 온 작가들의 리서치와 작업 과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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