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0대 조림수인 낙엽송은 소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다. 흔히 낙엽송이란 이름으로 통용되지만 원래 이름은 일본이 원산지인 일본 잎갈나무다. 일본 잎갈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04년으로 조림을 목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잎갈나무도 있다.
강원도가 남방한계선으로 강원도 북쪽으로 분포한다. 백두산에는 한반도 자생 잎갈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논란이 있지만 오대산 월정사 앞에 자라고 있는 잎갈나무가 한반도 최남단에서 발견되는 자생 잎갈나무다. 광릉수목원에도 작은 규모의 잎갈나무 숲이 있는데 이는 1910년 조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잎갈나무를 ‘이깔나무’로도 불렀다. 잎갈과 이깔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잎갈나무가 침엽수 중에서 유일한 낙엽교목, 즉 잎을 떨구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잎을 가는 나무’라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는 것이다.
목재로서의 가능성
![]() |
| ▲ 건축의 외장용으로도 무난한 낙엽송 |
낙엽송은 평균 높이 30미터, 직경은 1미터에 달하는 속성수다. 빨리 자라면서도 휘어지지 않고 곧게 자라 목재로서의 가치가 높은 편이다. 콘크리트 전봇대가 나오기 전까지 쓰이던 시커먼 나무 전봇대가 낙엽송이었다.
낙엽송은 침엽수 중에서 목질이 가장 단단하고 무겁다. 기건비중으로 살펴보면 국내산 소나무가 0.47, 잣나무가 0.45인데 비해 낙엽송은 기건비중이 0.61로 가장 높다. 수입목인 라디에타파인(0.48), 햄록(0.45), 북미산 더글라스퍼(0.54)와 비교해도 낙엽송의 강도가 돋보인다.(산림조합중앙회 자료 참고)
휨강도 면에서도 낙엽송은 우수하다. 소나무의 휨강도와 압축강도가 각각 747㎏f/㎠, 430㎏f/㎠인데 반해 낙엽송은 휨강도 986㎏f/㎠, 압축강도 532㎏f/㎠의 분포를 보인다. 햄록(794㎏f/㎠, 500㎏f/㎠)과 비교해서도 낙엽송이 단연 앞선다. 목재 표면의 단단한 정도를 나타내는 경도 역시잣나무나 소나무에 비해 월등하다.
![]() |
| ▲ 제작제호 목수가 제작한 패널 오브제 |
이처럼 낙엽송은 목재로서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낙엽송이 목재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낙엽송의 가능성에 주목한 산림조합중앙회는 내장재와 구조재, 가구재 등에서 낙엽송의 활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오고 있다.
낙엽송을 이용한 목재
낙엽송은 건조가 쉽고 절삭이 용이한 수종이다. 특히 심재의 내구성이 우수해 건축자재, 교량재, 선박재, 마루재 등으로 주로 쓰였다. 최근 들어서는 뚜렷한 나이테와 색상이 짙고 화려한 나뭇결을 살려 가구재와 마루재 등에도 쓰이며 점차 대중성을 높이고 있다. 이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각광 받는 것은 역시 화려한 무늬가 돋보이는 낙엽송 합판이다. 낙엽송 합판은 실내 인테리어는 물론 테이블 상판, 문짝의 외부 마감재 등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낙엽송의 화려한 무늬를 테마로 하는 카페 인테리어는 이제 흔한 아이템이고, DIY 인테리어를 주제로 한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낙엽송 합판을 이용한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들이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간단한 선반이나 테이블 상판, 문짝 리폼 아이템으로도 낙엽송 합판의 인기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맞춰 ‘친환경 인테리어 낙엽송 합판’을 표방하고 출시되는 제품도 있다.
![]() |
| ▲ 낙엽송은 가구 제작에도 용이하다. 제갈재호 작 |
낙엽송 판재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엠보 판재, 탄화 판재, 빈티지 판재 등 원목 상태에서 2차 가공을 통해 상품성을 높인 제품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목재로서 낙엽송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낙엽송은 루버, 사이딩, 데크, 파레트, 가구 등에서 그 쓰임이 무궁무진한 목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낙엽송 묘목의 연중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공종자 복제기술개발에 성공해 앞으로 낙엽송은 목재 수입 대체재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술개발에 힘입어 낙엽송은 우리나라의 산림의 자원화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목재 자급률 17%에 불과한 목재 부족국가로 우수한 형질의 산
림자원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낙엽송 가구의 합리성
| ▲ 루버로 많이 쓰이는 낙엽송 |
우리나라에서 낙엽송을 가장 활발하게 재료로 삼는 작가가 제갈재호다. 제갈재호는 일찍이 낙엽송의 가능성과 우수성에 주목하고 낙엽송을 작품의 주요 재료 중 하나로 삼았다. 제갈재호 작가는 산림청의 숲 간벌사업에서 나오는 대략 직경 10cm 정도의 낙엽송 간벌목을 켜고 다듬어 실용적이면서도 간결미가 돋보이는 가구들을 만들었다. 이는 쓰임이 없어 버려지는 나무를 가구의 소재로 삼아 새로운 생명력을 나무에 담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나라 산림자원 현실 측면에서도 합리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썩 괜찮은 아이디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곧게 자라 목재로서의 쓰임을 찾은 낙엽송은 우리나라 산림녹화의 주역이었으며, 산업화 과정에서도 전봇대로, 또 거푸집 등으로 요긴하게 쓰이던 나무였다. 하지만 옹이가 많다는 단점과 잘 갈라지고 대팻날과 못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질 때문에 외면받아온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산림의 자원화가 쉽지 않는 우리 자연환경에서낙엽송은 하나의 가능성이자 도전의 대상이다
.
다양한 가공법의 개발로 활용도를 높이고, 낙엽송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목수들의 시도가 거듭된다면 낙엽송은 분명 지금보다 훨씬 요긴한 나무로 변해 있을 것이다. 소재에 대한 고민은 이 시대 목수들에게 꼭 필요한 과제이다. 낙엽송이 이 땅의 목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말이다.
[저작권자ⓒ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