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정교한 톱니바퀴의 움직임은 금속의 생명력을 부추긴다. 현광훈은 연필 스케치에서 컴퓨터 도면 설계, 금속 가공과 0.7mm의 나사 부품하나까지 현미경으로 직접 깎아서 제작하는 등 모든 과정을 홀로 작업하는 국내 유일한 인디펜던스 워치메이커(독립시계제작자)이다.
2012년에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와 필름카메라가 결합된 Heartbeat I(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을 발표하고 그 후 카메라 작업과 함께 기계식 시계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전시에서는 벽시계, 탁상시계, 손목시계 등 다양한 시계 작품들을 통해 톱니바퀴의 유기적인 기계 장치를 노출시켜 시각적 아름다움과 수공예의 미학을 전한다. 특히 그의 첫 오토마타(automaton) 작품인 ‘노래하는 새’도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째깍째깍 맞물려 돌아가는 복잡한 톱니바퀴들 위로 한국 전통 창살이 그려지는 상상을 해보았다.”라며, 정교한 사물의 미세한 작동이 품은 인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농후하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장인정신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시계 작품에 채율의 옻칠을 더해졌다. 켜켜이 쌓아올린 옻칠을 통해 전통과 현대 기술의 만남이 시・공간을 넘어선 예술적 경험에 이르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갤러리 채율에서 9월 2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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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중인 현광훈 작가 |
현광훈은 홍익대학교 금속공예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GPHG*아카데미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GPHG 아카데미(GPHG Academy)는 2020년에 설립된 조직으로, 시계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이다. 시계 산업에 기여한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선정된 500명 이상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매년 GPHG 시상식에서 후보 시계를 여러 단계의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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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중인 갤러리 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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