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과 디테일에 주력하는 독일 가구 디자이너, 마티아스 한

김순영 리포터 / 기사승인 : 2022-11-10 22: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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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왕립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 그룹인 오케이 스튜디오의 창립멤버
순수한 형태 그 자체를 즐기는 가구 디자인
▲ 가구 디자이너 마티아스 한 photo by Lucas Hardonk

 

가구, 제품, 산업디자인부터 아트디렉팅, 브랜드전략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젊은 독일디자이너가 있다. 심플하면서 기능적이고 모던한 아름다움을 지닌 그의 디자인이 어떤 디자인 철학에서 비롯됐을까를 물어봤다.

독일에서부터 인정받은 디자이너로서 현재 런던에서 활약하면서 네덜란드와 독일의 대학교에 출강하고도 있다고 들었다. 아주 바쁠 것 같은데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 런던에는 언제 처음 건너왔는가?
18년 전에 런던에 왔다.

그동안 새로운 도시에 많이 적응을 했나. 런던에 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문화에 대한 존중과 내가 만난 사람들이란 측면에서 이 도시의 다양성을 좋아한다. 런던은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실험해 볼 수 있는 모든 다양한 방법에서 열린 생각과 기회를 준다.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가? 당신의 스튜디오에 대해 얘기해달라.
내 스튜디오는 런던 북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예전에는 피아노 공장이었다. 처음 스튜디오를 열었을 때, 나는 런던왕립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 그룹인 오케이 스튜디오의 창립 멤버이기도 했다. 난 나만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도 바로 옆방에 회사의 동료 디자이너와 친구들을 공유하고 있는 거다. 

 

▲ GUEST STOOL


어떤 이들이 당신에게 작품 제작 의뢰를 하는가?
보통은 회사나 생산자들이 공산품 디자인을 해달라고 많이 의뢰한다. 내 작업방식에서 이 일은 전통적인 제품 개발 단계만 포함할 뿐 아니라, 과정에 걸친 실험적인 접근도 포함한다. 이런 접근은 내 작업 스펙트럼의 한 끝부분에 있는데, 때때로 갤러리나 전시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느 가구디자이너들과 다르게 당신의 영역이 인테리어, 제품개발, 아트디렉션과 컨설팅, 브랜드 전략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가방, 식기, 옷걸이, 꽃병, 인형 등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있다. 당신 자신을 가구디자이너인가, 산업디자이너인가? 
디자인 분야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굳이 말하자면 나 자신을 산업 디자이너로 말할 수 있다. 가구뿐만 아니라 상품 디자인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작품을 보면 전반적으로 매우 심플함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궁극적인 디자인이 심플함인 건가.
나는 항상 만들어질 제품이 사용자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쓰일지 상상하려고 한다. 제품은 항상 그 자체의 목적이나 기능이 이해 가능할 정도로 심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제품과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특정한 재료, 기능 심지어는 순수한 형태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나는 ‘사용자가 물건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즐길 수 있다’는 방식을 통해 물건(대상)이 순수한 본질에 가까워진다는 개념을 좋아한다. 

 

▲ SCANTLING 

 

▲ JINN large grey 


당신의 디자인이 독일의 전통적인 가구 양식(또는 철학)에 영향을 받았을까?
정말로 특정 스타일에 크게 영향 받지 않아왔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문화가 결합된 런던이란 환경에서 얼마간 살다 보니 내가 사물을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일종의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가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황금 비율, 실용성, 편안함, 아니면 아름다움인가?
진정성과 디테일에 대한 주의력이다.

당신 작업의 특징 중에는 실험적인 디자인도 있다. 가구에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 같은데, 이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해서인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보다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실험을 한다.

나무에 대한 접근 방식이 궁금하다. 선호하는 수종은 어떤 것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목표나 프로젝트에 맞는 나무 종류를 선택한다 그래서 실제로 크게 선호하는 건 없다. 하지만 애쉬(물푸레나무)가 가지고 있는 나뭇결의 극명한 차이와 오크의 견고함, 더글러스 퍼의 색감을 좋아한다.  

 

▲ E8 TABLE 10 b


금속이나 다른 여러 가지 재료도 쓰던데, 목재가 주재료이고, 다른 재료들이 부재료로 쓰고 있나?
어떤 재료를 선택하거나 재료의 결합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프로젝트의 성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생산과정과 공예품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다른 재료들이 가진 다양성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 내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과정이나 재료 자체가 출발점이 되는 때가 있고, 어떤 때는 대상이나 목적에서 출발하여 그에 적합한 재료를 찾는다.

작업을 할 때 가장 자주 사용하는, 또는 가장 애착을 느끼는 도구가 있는가?
아마 여전히 펜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생각과 아이디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빠른 스케치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도구들을 결합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컴퓨터를 사용해서 3D로 작업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는 모델과 재료를 사용해서 일하는 쪽을 좋아한다. 가구를 만들 때면 나는 여전히 시제품 작업과 목수일, 그리고 작업장에서의 실험을 많이 한다. 목공 작업할 때는 일본제 끌과 톱을 사용하기 좋아한다. 대단한 도구들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기를 목표로 하는가?
난 나 자신으로서 있는 것에 꽤 행복해하고 있다.

 

▲ cabinets mockup 

마티아스 한 (Mathias Hahn, 1977년 독일 생)은 2006년에 연 오케이 스튜디오(OKAY studio)의 창립 멤버이다. 독일 디자인 협회로부터 젊은 디자이너에게 주는 독일 디자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인테리어 이노베이션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런던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네덜란드에 위치한 Arts ArtEZ 학교와 독일의 futureLAB에 출강하고 있다. 그는 일시적이고 빠른 제품의 소비가 아니라 반대로 일상적 제품의 재료가 가진 완전성과 긴 수명을 중요시 여긴다. 또한 일상의 사물을 다른 면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사용법을 개척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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