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서리뷰] 우리 옛집... 모르고 지나쳤던 한옥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육상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5-12-28 2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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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남부지방의 한옥은 더운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하기 위해 방과 마루, 부엌이 나란히 붙어 있는 일자형 구조를 띈다. 넓은 대청마루가 집안 중심에 있고, 통풍을 위한 창문과 방문도 많은 편이다. 반면 중부지방은 대부분 ㄱ자형과 ㅁ자형으로 설계돼 있고 북부지방은 마루 없이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집들은 살림집이더라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도서 <우리 옛집>은 중요민속문화재와 보물 중에서 살림집으로 분류되는 172동에 대해 소개한다. 살림집은 다른 어떤 건축보다도 조상들의 생활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지정 목조건축문화재 357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살림집이라는 사실은 그만큼 역사와 문화가 함축돼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강원·경기·서울·전라·제주·충청 지역과 경상도 편 2권으로 발간된 <우리 옛집>은 중요민속문화재 중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선정된 172동에 대해 다루고 있다. 경상도 편에는 84동, 그 외 지역에서는 88동의 이야기를 전한다. 일반적으로 종가의 삶을 담아낸 책이나 건축 전문가가 쓴 옛집 관련 서적은 이미 많이 발간됐지만 중요민속문화재나 보물로 지정된 전국의 옛집을 모아 지역적 특징을 언급한 책은 흔치 않다. 특히 문화재 수리기술자, 현대건축 설계사, 시공자, 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건축전문가들이 모인 ‘목심회’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답사를 진행하며 <우리 옛집>을 펴냈다.

전경 사진 컷에 간단한 설명 정도만 달린 일반 건축 서적에 답답함을 느껴 기획된 <우리 옛집>은 전통건축의 다양한 모습은 물론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 1992년 첫 답사를 시작으로 매년 정기 답사를 떠난 목심회는 지금까지 70여 차례의 답사를 다녀왔다. 답사를 진행하며 사진에 담기지 못한 부분은 분해조립도나 부분 상세도를 통해 소개했다. 집필진은 집의 배치는 물론이고 어떤 형태의 지붕을 얹었는지, 각 건물에 따라 어떤 건축 방식을 사용했는지를 눈여겨보았다.

또 다락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붕을 어떻게 덧대었는지 등 한옥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다양한 굴뚝과 난간 모양, 각각의 문양들에 대한 언급은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한옥의 디테일을 되짚어준다. 하나하나 읽어내려 가다보면 다 다른 한옥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자료제공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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