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되다...작품 위를 걷는 황홀한 기분

송은정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3 2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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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위치한 디자인 컬렉티브(Design Collective)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재능 있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둔 편집숍이다. 이곳에서 계단은 각 층의 갤러리로 방문객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장치인 동시에, 공간을 대표하는 개별 작품으로써 존재한다.


탄소섬유로 덮인 모던한 외관의 디자인 컬렉티브의 정문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깊고 좁은 복도를 지나야 한다. 이는 일종의 전이공간으로써 일상공간에서 서로 다른 스토리를 가진 전시공간으로의 이동을 암시한다. 인테리어를 맡은 Neri&Hu는 입구를 기점으로 1층의 홀과 2층의 쇼룸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연결된 흐름을 따라 방문객이 건물 내부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디자인했다.

 

 

1층의 홀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짙은 담갈색의 박스형 계단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조각품이 되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마치 건물 안을 휘감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어떠한 구조물이나 꾸밈이 없이 천장까지 시원하게 뚫려 있는 메인 홀은 오로지 거대한 계단에 의해 층이 구획되어 있다. 여기에 화이트 컬러로 둘러싸인 바닥과 천장, 벽면은 예리하게 재단된 계단의 입체면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거든다.

 

공간 외벽에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사각 프레임이 곳곳에 움푹 패여 있다. 재밌는 것은 사각 프레임의 높이에 맞춰 사방 벽을 따라 고정되어 있는 계단이다. 방문객은 2층의 쇼룸으로 향하는 유일한 진입 통로인 계단을 오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되는데, 층이 구분되는 중간 지점에서는 계단이 수평의 복도로 전환된다. 따라서 방문객은 계단을 오르고 또 걷는 동안 사각 프레임 속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디자이너와 그들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 Shen Zhong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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