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 미지의 세계를 잇는 통로

육상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4-08-26 17: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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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Rintala Eggertsson Architecs가 세워졌다.

 

노르웨이 셀리요드 호수의 바다뱀 신화는 수백 년 동안 이곳 지역주민의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다. 그 신화 속 신비로운 주인공이 셀리요드 목조 전망대의 몸을 빌려 세상 밖으로 나왔다.

고요한 호숫가의 수면 위로 잠망경 하나가 불쑥 올라와 있다. 물 밖 세계를 엿보고 싶은 누군가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정체를 드러낸 듯하다. 하지만 이것의 진짜 쓰임은 아득한 호수 아래를 들여다보고 싶었던 인간을 위함이다. 

 


셀리요드 호수에 세워진 12m 높이의 목조 전망대는 지난 2008년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Rintala Eggertsson Architecs에 의해 세워졌다. 이때, 이곳 지역민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공유된 호수의 바다뱀 신화는 전망대를 설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미스터리한 옛이야기의 결합은 외부인들이 셀리요드 지역을 찾도록 이끄는 더할 나위 없는 전략이었다.

나뭇가지를 휘감은 뱀의 모습을 단순화시킨 듯한 외관의 전망대는 그 모습이 언뜻 괴이하면서도 주변 환경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다. 건물의 바탕이 된 신화 속 이미지에 대한 방문객의 이해와 더불어 일정한 톤의 나무로 외부 마감을 한 덕분일 테다. 

 

 


수직으로 솟은 건물의 돌출된 3개의 공간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틀어져 있다.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오르면 정면으로 호수를 향해 있는 꼭대기 층에 닿기 전에 다른 두 공간과 먼저 차례로 만나게 된다. 첫 번째 층의 공간은 새들이 둥지를 이루는 밀집 지역을, 두 번째 층은 커다란 소나무 두 그루를 마주보고 있다.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다양한 각도로 셀리요드 지역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문객들에게 전망대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여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자연과 신화 속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중간지점의 역할을 도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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