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MOON_ 빛의 곡절 曲折... 그림자가 꿈꾸는 일종의 ‘밤의 사건’

육상수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6-10-27 0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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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dl 조각한 형상들
15인 작가들의 빛의 몽상
스페이스톤 갤러리에서 2026.10.27(화) - 12. 26(토)까지 열려

 

빛은 몽상한다. 그 무엇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고, 사라진다. 그림자에 의해 형상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빛은 세상을 증명하고 간섭하고 의미한다. 어둠은 빛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물러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잠시 빛을 가리고. 나누고. 조작하지만 이는 인위적이며 일시적 강제다. 우리는 빛을 통제할 수 없다.

빛은 모든 사물의 증명이자 증거이다. 사물은 그것으로 태어나고 죽는다. 사물은 현재를 지속하려고 하고 빛은 그것을 지우려 한다. 저장고가 없는 사물은 빛을 소비하고 낭비한다. 하늘빛, 달빛, 금빛, 물빛, 별빛은 동적 반사의 순응하는 빛이다. 돌빛, 흙빛, 밤빛은 자기의 존재를 지키려는 저항의 빛이다.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고 태양 빛을 반사한다. 진리 자체가 아닌 진리의 그림자로 존재한다. 태양의 절대 진리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둠 속에서 사물의 윤곽을 드러내는 은유적 매체다. 낮의 명증한 이성이 놓치는 모호함과 다의성을 드러내며, 삶의 디오니소스적 측면을 상징한다.

달빛은 무위자연의 표상이다. 인위적 조명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비추는 빛이다. 기표와 기의가 미끄러지는 기호의 메타포다. 달빛은 시가 되어 사물의 거리, 그리움, 그리고 타자와의 공명을 매개한다. 존재의 은닉과 개현을 동시에 일어나게 하고, 어둠을 완전히 몰아내지 않으면서 사물의 존재감을 조각한다.

전시 은 달빛 자체가 예술이 되는 순간을 형상에 입혀 진리의 ‘그림자’를 도모한다. 약한 빛이기에 더 깊이 보게 하는, 형상의 힘을 상징한다. 예술이 대상의 유용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놀이가 되는 상태, 인간 이성의 한계를 일깨우는 그림자놀이다.  

 


은닉과 개현의 긴장을 유지하는 ‘Art moon’은 어둠의 미지를 보존한다. 완전한 조명이 아닌, 여백과 그림자를 통해 존재를 드러낸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감각하는 예술, 즉 명확한 재현보다 분위기와 촉감을 중시한다. 의미를 고정하지 않고 차이와 반복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일종의 ‘밤의 사건’이다.

‘빛의 곡절(曲折)’은 반사와 매개, 명증 대신 모호성, 개입 대신 무위, 소유 대신 공명을 추구하는, 빛이 생존하는 이력과 생명성의 기운을 기록한 빛의 몸이다. 달빛이 오브제가 되는 순간, 예술은 세계를 밝히는 동시에 어둠을 품는 약한 빛의 윤리적 모성에 안착한다.

15인의 조형 작가가 조각의 몸에 새긴 빛의 여진은 스스로의 굴레이면서 동시에 해방의 전초 기지다. 그들은 빛이 소멸한 칠흑 같은 밤이 오기 전에 빛의 곡절을 조율하고 가다듬어 어둠의 동굴로 향하는 숭고한 체험의 주체들이다. 이제 그들이 의지할 것은 오로지 달빛밖에 없다. 

 


·참여작가
김은학, 김지원, 류정하, 박미서, 선우용, 손태선, 송기두, 송민재, 이유민, 이지원, 이형준, 주연수, 전보경, 채수린, 황다영, 김종원(스페셜 게스트)

·주최: 스페이스톤
·기획: 김현아
·디렉팅: 육상수
·큐레이터: 이수진
·그래픽: 김하영

·SpaceTone Gallery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43-2)
·화-토 3pm - 9pm (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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