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송승용의 가구

김윤주 기자 / 기사승인 : 2023-02-15 22: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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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보다 상상과 재미
덧붙임보다 덜어냄을 선택
공간을 도보이게 하는 가구
▲ 'Salangbang' 문을 열고 닫음에 따라 공간이 연결되거나 나눠지기도 하고, 또는 넓은 공간 속에서 아늑한 공간을 창조 해내기도 한다 | White birch, Korean paper, Mixed materials | 1400×850×1740㎜

 

 

송승용 작가에게 있어 가구는 아이디어의 보고다. 작가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가구의 의외성을 끌어낸다. 가구가 가구만 되라는 법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면 가구는 사다리도, 책장도, 빨래걸이도 될 수 있다. 송승용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송승용 작가님을 어떤 분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지금까지는 주로 아트퍼니처를 많이 작업했어요. 공예라기보다는 제 스스로가 재미있어 하는 디자인 작업을 해왔죠. 제가 디자인한 가구가 실용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제 작품을 상업가구로도 보시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가구 자체보다는 가구와 공간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는 편이에요. 저는 가구뿐만 아니라 공간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거든요.

- 가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뭔가요?
사실 가구는 그 형태나 기능이 천편일률적이잖아요. 저는 원래 가구가 지니고 있는 형태나 기능을 생각하지 않고 디자인 해요. 의자를 만들기 위한 의자, 테이블을 위한 테이블을 디자인하지 않아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가구에 존재하고 있는 가능성을 끌어내려고 해요. 전형적인 가구 형태에서 벗어난 형태, 고정되지 않은 기능을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 그렇다면 작가님의 작품은 실용을 위한 가구가 아니군요.
실용성을 위해 가구를 디자인하지 않아요. 저는 공간과 오브제,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해요. 때문에 오브제로서의 성격도 강하지만 공간 속 인간과의 조화도 고려하죠. 저는 상상력을 유도하는 가구가 좋아요. 제가 즐겨 쓰는 단어가 ‘상상’과 ‘재미’, ‘또 다른 가능성’이에요. ‘이 가구는 뭐지?’ 하면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거죠. 제가 작품에 붙인 이름만 봐도 알 수 있죠.

 

 

▲ 'Objet-E' 두 가지 전형이 결합하여 전혀 새로운 형태의 흔들의자가 탄생했다 | White birch, UV gloss paint | 615×1265×2000㎜

 

▲ 'Objet-A' 자질구레한 물건들로 포화상태인 일상의 공간에서 작가는 도심 속에 빌딩을 짓듯 의자 위에 선반이 조합된 Objet A를 착안하였다 | White birch, UV gloss paint | 540×700×2370㎜

 

 

- 작품 중에 의자가 많이 보이는데, 의자를 특별히 좋아하시나요?
의자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형태를 좋아해요. 다른 가구와 비교해서 그 구조가 훨씬 복잡하죠. 의자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여러 가지 형태가 하나로 합쳐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러한 구조적인 디자인 안에서 여러 가지 조건과 부딪히면서 작업하는 걸 즐겨요.

- 작품이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인데, 원래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하시나요?
단순한 구조여야 그 가구가 지닌 의외의 기능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간결한 디자인을 선호해요. 불필요한 색이나 액세서리를 첨가하지 않아요. 덧붙임보다 덜어냄을 선택하죠.

 

▲ 'Objet-O' 의자 위 한지로 된 거대한 전등갓이 새 둥지 같은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 White birch, Korean paper, UV gloss paint | 1800×1800×2200㎜

 

 

▲ Boks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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