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창작물은 작가의 창조적 세계관에서 탄생한 고유한 것이며 동시에 작가의 사적 신화와 토테미즘을 담는다. 젊은 공예가 신하늬 또한 그 줄기에서 흘러내리는 창작의 생명수를 마시는 작가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면 신하늬의 뱀과 조우해야 한다. 그가 펼친 환상(幻想) 스퀘어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SF 만화 ‘은하철도 999’ 의 초특급 열차에 오른 느낌과 일치한다. 극단적 특수성을 부각해 삶의 본질에 대한 둔탁한 화두를 던진 ‘은하철도 999’의 우주 비행과 신하늬의 생경한 토템 오브제는 지루한 일상, 서사가 없는 인생에 대한 일조의 경고와 같은 것이다.
기묘한 외형, 강렬한 텍스처, 화려한 색조, 예상치 못한 동작으로 사위를 흠칫하게 하는 이질적 꽃뱀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 속에서 악의 징후면서 신의 사자이기도 한 뱀의 군상은, 신하늬가 신의 제단에 바치는 제물이면서 그만의 메타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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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AKE HANGER NO.1 / walnut, acrylic paint, etc / 500*600*1500(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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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AKE DISPLAY NO. / steel, pine wood, acrylic paint, etc / 1200*600*1000(h) |
“나의 뱀은 너의 옷과 시계, 안경과 가방 등 일상의 물건들을 여의주로 둔갑시켜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어 줄 거야.”
날 것의 생소함에 낯선 의미를 부여하는 신하늬의 돌출적 창의성은 언제나 기기묘묘 했고 앞으로도 쭉 그러할 것이다. 은하철도 999에 탑승해 미래도시 메가로폴리스로 떠나는 빈민촌 소년 테츠로와 그를 수호하는 금발의 미녀 메텔의 숨 막히는 여정처럼, 신하늬 또한 수호신 '꽃뱀'을 몸에 휘두르고 신화 속 미지의 세계를 함께 할 동지들을 찾고 있다.
오늘도 지루한 인생에서 탈출하려는 누군가를 위해, 작가 신하늬는 열차 플랫폼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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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KE HANGER NO.2 / steel, oak, acrylic paint, mirorr, etc / 500*500*5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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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AKE HANGER NO.3 / steel, oak, acrylic paint, mirorr, etc / 500*60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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