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경 목수의 궤 ‘향수(Nostalgia)’

오브젝트 / 장상길 기자 / 2019-01-17 19: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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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손끝에서 나오는 완성도 높은 디테일
수제가구에 녹아 있는 고도의기술
다리의 조형미에 주목

제주 곡궤의 재해석


1500W×500D×720H l 참죽나무, 오동나무, 황동


유진경 소목장의 작품 향수는 제주도식 곡식 저장고인 발궤를 재해석한 곡궤다. 곡궤란 제주식 발궤를 포함하여 널과 널을 결속하여 제작한 곡식 저장고를 이른다. 곡궤는 골주에 널을 끼워 제작되는 ‘뒤주’와 구분하여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상례다. 

 

제주식 발궤는 곡궤 형식에 궤 외부에 네 개의 다리를 노출시켜 결속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다. 이 다리는 궤를 지면에서 띄워 곡식을 보호하려는 기능 때문에 생긴 형식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궤의 다리는 ‘발’이라 부를 정도로 낮게 제작되거나 아예 없기 때문에 제주 발궤의 다리는 다른 지역의 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만큼 매우 독특한 형식이다.


향수는 다리의 조형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참죽나무로 짠 다리는 내다지 짜임으로 결구하여 구조가 외부에 노출되도록 하면서 방두산지 형식을 가미해 짜임 자체가 조형적인 역할을 하도록 했다. 위아래의 쌍장부 촉 사이에 박은 황동 장식까지 더해지면서 이 곡궤의 다리는 길쭉한 정육면체 궤의 단순하면서도 모던한 느낌과 대비되어 전통의 미를 한층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먹장으로 결구한 궤는 오동나무를 낙동하여 한결 아름답고 중후한 맛을 풍긴다. 낙동법은 오동나무의 풍미를 살려주는 전통 공예 기법이다. 건습 조절에 강하고 가볍고 무르면서도 내구성이 좋은 재료인 오동나무는 종이나 섬유를 보관하는 용도로 최적이다. 하지만 목리가 희미해 낙동으로 나뭇결을 부각시켜야 한층 멋이 산다. 

 

문의 개폐 방식은 위에서 여닫는 윗닫이다. 유진경 소목장은 띠열장으로 양쪽에 길을 만들어 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방습과 방충 효과를 볼 수 있는 의류나 목기를 보관하는 용도로 제격이겠지만 쓰임에 있어 융통성이 있었던 조선의 목가구처럼 이 곡궤 역시 마땅한 쓰임을 찾으면 쓰임새는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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