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회복하는 나무 조각들
나무 작가 이수빈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핸들위드케어에서 두 번째 개인전 <오래된 사이>를 연다.
수백 번의 계절을 묵묵히 지나온 나무를 마주한 이수빈은 오래된 기억의 존재를 떠올렸다. 무구한 표정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늑대와 양은 실제로 만나기 전, 동화 속 서사를 품은 오래된 사이였음을 밝히고 싶었고,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눈을 감은 고양이와 사람은 둘만의 꿈을 영원히 이어갈 것으로 믿고 싶었다.
작가는 사람과 동물들이 숲속에서 긴 잠을 자는 동안에 저마다 바라는 행복의 결과 색을 나무에 아로새겨 오랜 기억의 창고에 저장하고자 했다. 마른 나무에 표정과 몸짓이 교차하면서 사람과 동물의 아름다운 관계를 유추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개인전의 의미는 충분하다.
첫 전시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월 행잉 오브제와 스탠딩 오브제 작업을 다양한 스케일의 조각으로 폭과 깊이가 더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빌 오브제도 더해져 풍성한 시각적 재미를 준다.
사계절의 변화가 더디고 아울러 삶의 방정식 또한 변해가는 이 시절에 누군가와의 관계마저 흐려진다면 그것은 쓸쓸한 일이다. 전시 <오래된 사이>는 다른 두 존재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관계 속에서 조금씩 쌓여 가는 삶의 두께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2024년 9월 27일 - 2024년 10월 13일까지 핸들위드케어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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