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인 미완성으로 독특한 구조를 얻은 집, Cut Paw Paw

공간 / 서민경 기자 / 2020-06-17 23: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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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는 것보다 하나를 덜어내는 것이 때로는 더 견고함을 얻을 수 있다. 자연과 집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만약 자연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다면, 때로는 자연적인 것을 채우기 보단 자연에게 내어주는 의도적인 미완성으로 견고한 집을 얻을 수 있다.
▲ 정원과 집과 실내의 미완이 일체를 이룬 Cut Paw Paw 

 

'Cut Paw Paw'의 현관만 보자면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웨더하우스 중 한 채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거나 마당으로 몇 걸음 더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기다란 반전’을 목격할 수 있다. 

 

단조로운 입구와 달리 길게 열차처럼 이어진 집의 구조는 차치하더라도, 태풍이 휩쓸고 간 듯이 골격만 남은 집의 중간 부분을 보고 당혹감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연재해나 철거공사 때문이 아닌 집 주인의 ‘의도’라는 것을 알고 나면, 재미있게 느껴진다. 

 

앞에서는 모를 ‘기다란 반전’


Cut Paw Paw의 집주인인 Derek과 Michelle은 안과 밖이 뒤집힌 재밌는 공간을 원했다. 그 까닭에 다이닝 공간과 스튜디오 사이에 있는 중심 공간은 철제 골격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 안이면서 밖이고, 정원이면서 집인 구조

집은 거실, 부엌, 다이닝룸 그리고 개방된 정원과 스튜디오로 일렬로 이어져 있다. 개인적인 작업이 이뤄지는 뮤직 스튜디오가 현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큰 창이 난 공유시설이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것과는 달리 지킬 것(사생활)은 지키는 견고한 구조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철제 패널로 덮인 외부와 달리 내부에는 목재 제품들이 채워져 있어 겉과는 또 다른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집은 반전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속을 터놓고, 속을 다지다


부엌과 스튜디오 사이의 공간은 철제 프레임만으로 이뤄져 있어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그 덕분에 이곳은 외부와의 효과적인 환기를 가능하게 한다. 그 덕분에 바람과 햇살이 잘 통하고 부드러운 초록색 잔디가 깔린 정원에 둘러싸여, ‘안이면서 밖’이고, ‘정원이면서 집’이 되는 매력적인 공간이 탄생했다.

 

▲ 철근구조의 특징을 살린 조감도


또한 욕조를 두고, 욕조까지는 데크를 두어 마치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 야외스파와 같은 분위기를 더했다. 단지 욕조가 초록빛 식물들과 함께 어울러져 있고, 천장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공간이 됐다. 오히려 모든 것을 오픈함으로써 이 공간만의 내실과 매력을 더욱 다진 것이다.

 

자연으로 편의를 누리는 방법


집의 측면에 난 큰 창들은 모두 북쪽으로 노출돼 있다. 호주의 기후 특성상 북향은 우리나라의 남향처럼 집의 좋은 조건에서 빠지면 섭섭한 조건 중의 하나다. 동서향으로 면한 집의 시작부분을 따라 이어진 거실, 부엌, 식당으로 겨울햇살이 깊게 파고들어 내벽과 마룻바닥을 따뜻하게 데워주기 때문에 난방시설을 최소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단조롭기까지한 주택 입구

또한 창문의 어닝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한낮의 직사광선으로부터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외에도 각 방의 창문과 문을 바람이 잘 통하는 위치에 설치해 일 년 내내 적은 에너지 비용을 들여도 자연과 더불어서 따뜻하고 시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주요 부분을 목재로 골격을 세웠지만, 그 위로 가열코일이 내장된 단열재와 콘크리트 슬랩을 사용해 단열에 탁월하다. 내벽을 이루고 있는 벽돌과 방으로 노출된 벽돌들은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은 손세척한 재활용벽돌을 사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비가 내리면 빗물이 지붕의 틀을 따라 수조로 흘러드는데, 이때 모아진 물은 세탁기, 화장실, 정원 관리 등에 쓰인다. 자연에게 내준 만큼 자연을 통해 편의를 누리는 삶이 Cut Paw Paw에서 실현된 것이다.
 

▲ 거실에서 본 주방

 

▲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부엌 인테리어


▲ 게스트하우스 감각의 침실

 

▲ 철골구조의 색다른 디자인


▲ 야외스파와 같은 분위기외 욕조는 건축 구조의 즐거움을 잘 말해 준다.

▲ 취향을 담은 뮤직 스튜디오


Architect Andrew Maynard Architects

Directors Mark Austin and Andrew Maynard
Design Architect Andrew Maynard
Project Architect Mark Austin
Completion date March 2014
Builder Marcus Hami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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