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8천년 전, 목선(木船)

라이프 / 유재형 기자 / 2021-11-15 22: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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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를 파내 만든 환목선
개흙이 선체를 덮어 공기 접촉을 차단

 

8천년 전의 나무배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토기로 밥해 먹고 살던 신석기시대의 것이다.

이 배의 잔존 최대 길이는 310㎝, 최대 폭은 60㎝, 두께는 2~5㎝, 깊이는 약 20㎝이다. 사진에서 보듯, 뱃머리와 후미가 어디인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상태로 볼 때 동쪽 부분이 선수부일 것으로 발굴조사단은 추정하고 있다.

배의 단면은 U자형이며, 통나무를 파내 만든 이른바 환목선(丸木舟)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팩트'다. 나무가 썩지 않고 8천년을 간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할까. 나무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습지를 이루는 고운 개흙이 선체를 덮어 공기 접촉을 최대한 차단했고 나무는 8천년을 살았다.

만일 조선소에서 건조된 철제 배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첨단 과학을 동원한 도료 기술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부식 아닌가. 당신이 타고 다니는 신형 자동차 하단을 살피면 쉽게 납득할 수 있을 일이다. 10년이 지난 자동차는 궁색한 변명 속에서 녹슬어 가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무는 위대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배를 운항하던 곳은 한국의 창녕 우포늪이다. 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4시간이면 이르는 곳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있다.

그동안 가장 오래된 배로 알려진 일본 조몬시대의 도리하마(鳥浜) 1호나 이키리키(伊木力) 유적 출토품보다 무려 2천년 이상 앞서는 것이 우리 곁에 있다. 나무는 그래서 ‘썩어가면서도 오래가는 것’이라 말한다.

낡아 신선한 이 배를 구경하고 싶다면 기다려라. 김해 국립박물관의 분석작업이 끝나는 대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참고 기다리지 못하겠다면 아쉬운 대로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으로 가면 된다. 이곳에서 선사시대 선박은 아니더라도 700년 전 만들어져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교역선을 확인할 수 있다.

배의 외관과 밑판, 용골은 중국남부 자생종 소나무로 만들어졌고, 칸막이와 파도를 막고자 설치한 뱃전의 높임 목재는 녹나무이다. 특이한 것은 이 배에 인도산 자단나무가 실려 있었다는 점이다. 옛날 옛적 사람들도 더 좋은 목재를 구하고자 원목을 수입했다는 사실을 낯설게 들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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