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예가 알렉스 데볼: 패션디자이너의 나무 숟가락

공예 / 이현수 기자 / 2019-11-13 22: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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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이자 목공예가
기계적 재료에 한계 느껴
폐목으로 오브제 도전

 

알렉스는 나이키, 반스, 컨버스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브랜드와 협업해 패션디자이너로서 자리를 잡아갈 때쯤, 돌연 10년의 패션디자이너 인생을 접고 공예가가 되었다. 그는 왜 패션산업을 등지고, 나무로 걸음을 옮기게 됐을까. 

 


패셔니스타, 나무를 들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유행하는 옷을 가장 먼저 입어 왔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패셔니스타로 유명했다. 그는 패션 산업에서 크고 작은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도 하고 소위 ‘잘 나가는’ 디자이너가 되기 일보 직전, 갑자기 목공예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패션산업이 패스트 패션을 지향하면서 큰 고민 없이 옷이 생산되고, 빨리 사라지는 반복에 지쳤기 때문이었다.

 

  

 

유행을 쫓아다니며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야 하는 상업적 시스템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이 주는 것들을 누리며 느리게 살 방법을 찾다가 공예가가 되기로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만 쳐다보는 삶의 궤도와 정반대로 자연이 주는 재료를 손으로 만져가며 물건을 만들면, 인생이 또 다른 빛을 보지 않을까 희망을 품게 됐다. 지금은 부드러운 손이 굳은살이 잔뜩 박인 못난 손이 되어버렸지만, 그는 자신의 손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나무 스승, 할아버지


알렉스는 좋은 공예가가 되기 위해서 나무, 금, 돌 등 다양한 재료를 다뤄야 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추상적 상상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재료로 나무를 꼽는다. 그가 패션디자이너였을 때는 주로 직물로 작업했는데 한 번 완성하면 결과물이 고정되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에 반해 나무는 습도나 온도에 예민해 알렉스가 예상하지 못했던 형상으로 변하는 것이 작품의 유연성을 추구했던 그의 가치관과도 맞아떨어졌다.

 

 

그는 6살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나무의 생김새나 수종을 익혔고, 공예가로 전향한 뒤에도 할아버지는 알렉스에게 훌륭한 스승이었다. 할아버지는 ‘어떤 나무를 고르느냐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나무 한 토막을 고르더라도 성의를 다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알렉스를 가장 잘 나타내줄 수 있는 나무는 폐목이다. 도시개발로 버려지는 폐목에는 몸통 깊숙한 곳에서 못이나 금속 조각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에게는 최고의 재료이면서 근사한 오브제다. 그는 최근 도자기 굽는 법을 배워서 나무에 접목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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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스 데볼(Alex Devol) l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알렉스는 신사복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자연적인 재료에 매력을 느껴 공예가가 되었다. 그가 만든 나무 숟가락, 그릇, 커팅 보드 및 다양한 공예품으로 2017년 런던 디자인 위크에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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