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목가구] 실용과 조형의 만남, 소반

공예 / 장상길 기자 / 2020-12-23 16: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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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반은 실용적이면서 가장 다채로운 조형미를 보여준다.

소반은 유교사상의 산물이다. 남녀유별, 장유유서와 같은 유교적 질서가 안채와 사랑채를 나누는 가옥구조를 만들었고, 겸상이 아니라 독상에서 밥을 먹는 생활문화가 형성된 계기였는데 소반은 이러한 조선의 문화적 기반에서 탄생한 기물인 것이다. 가옥의 구조가 분리되면서 부엌에서 조리된 음식을 안방과 사랑방으로 운반하는 데에 소반은 긴요하게 쓰였다. 소반은 쟁반이자 곧 상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는 매우 실용적인 가구였다.

소반은 또 다른 특징은 조선 목가구 중에서 지역이나 형식상에 있어 가장 자유롭게 조형적 실험이 펼쳐진 가구라는 점이다. 천판과 널(대), 그리고 다리의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탓에 변형이 그만큼 수월했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고, 반가와 평민 구분 없이 두루 사용했던 가장 범용화된 가구였다는 점도 소반의 다양한 형태가 탄생했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이나 형태, 용도에 따라 현재까지 전하는 소반의 종류는 60여 종으로 분류된다.

소반은 쓰임새에 따라 식반(食盤), 주안반(酒案盤), 공고상(公故床), 교자상(交子床) 등으로 구분되었다. 재료는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천판은 주로 은행나무, 호두나무, 가래나무, 피나무 등이 쓰였으며 소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등이 다리로 쓰였다.


● 공고상(公故床)

 

▲ 크기 400×250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공고상(公故床)은 야외나 관청에서 식사를 할 때 음식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소반으로 번상(番床)이라고도 한다. 머리에 이고 나르기 편하도록 다른 소반에 비해 하단이 길게 제작되었고 이동할 때 앞을 내다보기 위해 커다란 창, 즉 개창(開窓)을 뚫고 옆면에는 손잡이 구멍을 만들었다. 이 공고상의 천판은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접시형이고 다리 판은 일반적인 공고상처럼 밖으로 벌어진 모양이 아니라 8개의 판을 연결하여 직선에 가깝게 내렸다. 맞짜임으로 연결된 각 판각은 고춧잎 모양의 거멀장(여러 부재를 잇거나 벌어진 사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감아 쥐는 금속)이 견고하게 잡아 줄 뿐만 아니라 장식의 역할도 하고 있다. 앞을 내다보기 위한 개창이 비교적 아래쪽으로 작게 뚫린 것은 머리 위에 올리는 똬리 높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충주반(忠州盤)


▲ 크기 320×320×247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이 소반은 충주지방에서 주로 만들어져 충주반(忠州盤)이라고도 한다. 실제 개의 다리와는 다르나 각이 진 힘찬 모양은 소반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가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형태이다. 천판(天板: 가구에서 가장 위의 면을 막아주며 마감하는 판)은 부드럽게 모가 진 12각으로 상의 윗면에는 붉은 칠을 하고 무늬의 바탕에 다시 검은 옻칠을 하였다. 상판의 중심에는 자개로 복자(福字) 무늬를 배치하고 그 둘레에 학, 복숭아 등의 무늬를 번갈아 가며 장식하였고 다시 그 둘레를 톱니 무늬를 띠처럼 둘렀다. 천판 아래에 다리 사이를 이어주는 운각(雲脚)은 긴 판을 접어 꺾어가며 둘렀고 다리 아래쪽에 댄 널에는 풍혈(風穴: 물건의 둘레를 가로 돌아가며 구멍을 뚫거나 잘게 새겨 붙이는 꾸밈새)을 뚫어 장식하였다.


● 일주반(一柱盤)

 

▲ 크기 331×331×225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이 소반은 기둥이 하나로 되어 일주반(一柱盤) 또는 단각반(單脚盤)이라고도 한다. 기둥이 하나이고 천판이 작아 무게가 나가는 음식을 담은 그릇들을 올리는 식사용이라기보다는 과일이나 간단한 다과(茶菓)를 담은 그릇을 하나 정도 올려놓고 사용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십자(十字)로 교차된 네 발에는 구름, 넝쿨 무늬[雲唐草文]가 조각되었고 그 중심에 네 줄을 꼬아 올린 듯한 기둥이 세워졌다. 기둥 위에는 역시 구름, 넝쿨 무늬가 조각된 받침이 12각의 천판을 받치고 있는데 천판의 너비에 비해 기둥이 높아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 해주반(海州盤)


▲ 크기 341×250×235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황해도 해주지역에서 만들어진 해주반은 두 개의 넓은 판으로 된 다리[板脚]에 여러 가지 무늬를 투각하였으며 통판으로 만든 천판 둘레에 가장자리를 대지 않고 네 모서리를 마름꽃 모양[菱花形]으로 굴린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다른 지방의 소반에 비하여 비교적 장식성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이 해주반의 다리판에는 풀잎 모양을 커다랗게 투각하여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천판 아래 다리 사이를 이어주는 운각(雲脚)도 풀잎 모양의 풍혈(風穴: 물건의 둘레에 구멍을 뚫거나 잘게 새겨 붙이는 꾸밈새)을 둘렀다. 마름꽃 모양으로 처리한 천판의 네 모서리와 다리 판과 운각에 장식된 풀잎 모양이 부드러움과 경쾌함을 준다.



● 잔상(盞床)


▲ 크기 100×100×160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판(天板: 가구에서 가장 위의 면을 막아주며 마감하는 판) 중앙에 둥근 구멍을 뚫어 잔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만든 작은 상이다.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소반의 곁상으로 사용하였다. 이 잔상은 둥근 천판에 호족형(虎足形) 다리(천판을 받치고 있는 다리의 어깨가 밖으로 휘어졌다가 다시 안으로 구부러져 유연한 S자형을 이룬 후 발끝이 밖으로 살짝 내밀린 형태의 다리)가 세 개 달렸고 천판 아래 다리와 다리 사이에는 간단한 운각(雲脚: 천판을 받쳐 주고 다리와 다리 사이를 고정해 주는 판)을 둘렀다.



● 반월반(半月盤)

 

▲ 크기 498×498×350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반월반은 상의 윗면이 반달형인 소반이다. 사각형 소반의 한쪽 면에 연이어 놓아 넓게 사용하거나 주전자와 같은 그릇을 올려놓는 곁상으로 쓰였다. 또한 벽면에 붙여 꽃병과 같은 장식물을 올려놓는 용도로도 사용되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이 반월반의 천판 아래에는 세개의 다리판이 있는데 각 다리판에는 창포꽃 무늬가 음각되었다.



● 나주반(羅州盤)


▲ 크기 450×360×270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나주반은 전라도 나주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천판의 네 귀를 귀접이하여 모를 잘라낸 형태이다. 상의 가장자리는 따로 홈을 파낸 각재를 판의 주변에 물려 뒤틀림을 막았다. 천판과 다리 사이를 고정시키는 운각(雲刻)에 물린 다리 중간에는 가락지라는 중간대가 있어 다리의 힘을 받쳐주고 있다. 이 나주반의 운각은 일반적으로 굵은 기둥이나 간단한 장식이 되어 있는 판을 대는 것과는 달리 연꽃과 넝쿨 무늬를 정교하게 투각한 것을 사용하였다.전체 구조와 형태가 나주반의 힘차고 튼튼한 느낌을 주면서 투각 장식이 있는 운각과 굴곡진 가락지가 율동감과 장식성을 더하고 있다.



통영반

 

▲ 크기 290×240×375 / 시대 조선(19세기) /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통영반은 상판에 홈을 파고 다리를 직접 결합하는 점에서 나주반과 구별되며 일반적으로 다리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윗중대와 아랫중대 두 개가 상하로 놓이는 점이 통영반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통영반은 천판은 통판에서 바닥을 파내어 변죽을 구성한다. 이 통영반의 상판은 방형으로 변죽의 네 귀에 각을 주어 조형미를 가미했다. 다리는 죽절(대나무 마디)형이며, 운각은 아(亞)자문을 투각했다. 중대는 턱이진 형태로 네 다리를 감싸고 있다. 다리와 다리를 연결하고 있는 족대의 상부는 각재로 보강하고, 양 끝을 운(雲)문으로 장식하였다. 


사진제공 국립박물관 | 자료참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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