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공예트렌드페어’, 신(新)공예시대의 초석을 다졌다

공예 / 장상길 기자 / 2019-01-05 11: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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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시대 도래를 위한 유일한 축제
해외관객은 여전히 미흡
국제적 행사로 성장 모색할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진흥재단(KCDF)이 주관하는 <2018공예트렌드페어>’가 지난 2018년 11월 22일부터 나흘간 코엑스에서 열렸다. ‘공예트렌드페어’는 국내 공예 관련 페어 중 단연 돋보이는 행사로 자리매김 하며 매년 성장세를 지속했다. 특히 공예의 동시대성에 주목해 전통, 디자인, 아트, 제품을 아우르는 공예의 다양한 지평을 페어로 끌어안으며 공예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의 성과 낸 2018년 공예트렌드페어

 

<2018공예트렌드페어>를 찾은 관람객 수는 총 67,991명으로 전년대비 31%의 증가세를 보였다. 현장매출은 35%가 증가해 12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며 페어 개최 이래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가 거듭되면서 공예트렌드페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과 동시에 공예에 대한 관심도와 공예시장의 양적 성장을 의미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KCDF 관계자는 공예작가, 관련 기관, 갤러리, 기업, 공예 관련 대학 관계자 등 다양한 공예인들의 목소리를 사전에 청취하고 페어 현장에 반영했으며 ‘공예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국내외 바이어 유치에 공을 들인 전략이 최대의 성과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공예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해외 8개 업체, 국내 8개 업체의 바이어를 초청한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은 총 136회에 걸친 바이어 미팅이 이뤄졌으며, 작가들과 전시, 판매, 입점 등을 활발하게 논의했다.

 

 

이밖에도 만듦새의 예술인 공예에 디자인 감수성이 더해지며 젊은 층의 기호를 자극한 것도 관람객 증가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디자인을 베이스로 한 젊은 작가들이 브랜드를 만들고 공예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의 기술적 완성도를 통한 ‘만듦새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던 공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30대 여성의 압도적 지지  

 


KCDF 관계자는 이번 공예트렌드페어의 최대 성과로 “관람객 인식 전환”을 꼽았다. 이는 2018공예트렌드페어를 찾은 관람객 중 20~30대 젊은 여성층이 60~70%를 차지하는 관람객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다. 공예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 증가를 공예에 대한 선입견의 변화로 해석하는 것은 그동안 공예가 젊은 층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인식이다.

그런 면에서 젊은 공예가와 디자이너들의 진입으로 공예가 동시대성을 회복하고 있고,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공예품이 다시 젊은 층을 공예계로 끌어들이는 구조는 ‘공예 부흥’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공예는 필연적으로 일상적 쓰임이라는 존재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탄탄한 소비자층의 유무는 공예의 확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20~30대 젊은 여성이라는 특정 사용자층으로 공예 소비가 쏠리는 현상과 공예가 ‘디자인화’ 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좀 더 숙의가 필요해 보인다. 저변이 엷은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30대 젊은 여성의 관심이 꺼지면 공예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연령층을 수렴할 수 있도록 공예의 확장성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에는 공예에 대한 인식 전환도 불가피하겠지만, 예술적 성취로 일상기물의 지위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사물의 아름다움’이 자칫 디자인이라는 현대의 언어로 범용화 될 수 있다는 점도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공예 대중화를 위한 지원사업


올해 공예트렌드페어의 참가사는 총 317개사로 역대 최대였다. 공급자 확대는 곧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공예의 대중성이 확장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임형묵 l 인센스 홀더&브러시(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지원사업)

 

공예 시장이 커지고 공급자가 늘어나는 원인은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공급자 확대 측면에서 보자면 KCDF의 다양한 공예작가 지원사업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KCDF가 다년간 추진한 공예상품개발 지원사업은 작가에게는 창작의 동기부여가 되는 한편 공예 소비 활성화를 위한 후속 지원사업과 연계되면서 창작에 이은 마케팅 채널 다양화 측면에서도 작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이재하 l 데스크 용품(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지원사업)

 

특히 작가 선정 단계에서 제품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지원사업’은 나무를 소재로 사용하는 작가에 국한시키더라도 2017년 이혜주, 신영아 작가를 발굴하여 제품 개발과 브랜딩, 유통 단계까지 후속 지원함으로써 상품성 있는 공예상품 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다.

 

조늘해 l 함(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지원사업)

 

2018공예트렌드페어의 KCDF사업관에서도 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지원사업 결과물로 탄생한 다양한 공예상품이 전시되었는데 올해 나무 소재로 선정된 작가는 인센스 세트를 디자인한 임형묵, 데스크 용품 ‘소중’으로 선정된 이재하, 탑을 모티브로 함을 디자인한 조늘해 등이 있다.

 

국민대학교(남한슬, 이다은, 이지은) l 단장(대학생대상 공예・디자인 교육)

 


공예 부흥의 전제 조건 중 하나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공예품의 다양성 확보라고 할 수 있다. KCDF는 이밖에도 ‘대학생대상 공예・디자인 교육’ ‘우수공예상품 지정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예작가를 발굴하고 제품 및 유통채널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공예상품의 다양성을 키우고, 공예가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어 큰 조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다양화
공예트렌드페어는 기본적으로 공예 작품 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유통도 병행된다. 순수 전시 공간은 2019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개최되는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사전전시를 위해 정구호 감독이 꾸민 주제관을 필두로 임태희 감독이 디렉팅한 쇼케이스관, KCDF사업관 등이 있고, 심사를 통해 선정된 총 77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창작공방관, 공예업체 중심의 갤리리관, 해외관 등은 동시대 공예의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전시작 구입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또한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관하고 김상윤 디자이너를 비롯해 디자이너와 공예가들이 협업으로 참여한 전통문화 상품개발 사업 결과물이 <혼인 : 인륜의 시작>이란 제목으로 전시되었고, KCDF가 주관한 ‘한지분야 육성지원 사업’도 독립적인 전시 공간을 통해 결과물을 선보였다. 이중에서 임태희 감독이 ‘일상생활에서의 공예 활용’을 주제로 창작공방관과 브랜드관 입점 작품들로 꾸민 쇼케이스관은 SNS 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기 전시였다.

 


2018공예트렌드페어에서는 전시 외에도 공예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강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공예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준비한 만큼 유통과 브랜딩,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해외 전문가를 강연자로 초청해 내실을 다졌다.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으로 전시가 실질적인 공예의 유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마련한 것도 페어 프로그램 다양성 면에서 바람직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19공예트렌트페어를 위한 제언


공예트렌드페어는 한 해 동안의 KCDF 사업을 총 정리하는 의미 외에도 공예작가와 관련 브랜드가 준비한 동시대 공예의 다양성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면에서 거의 독보적인 행사다. 그런 만큼 공예인의 관심이 남다르고 기대도 크다. 그런데 이런 유의미한 행사가 제한된 공간에서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건 다소 아쉽다. 더 많은 공예인들이 참가하고 지역에까지 공예의 손맛, 젊은 공예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트렌디한 공예의 미를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서는 전시 규모를 좀 더 키우거나 개최 주기를 늘리거나 지방 페어를 별도로 기획하거나 하는 규모의 확대 전략을 희망한다.

 


전시를 통한 유통이라는 전략이 여러 페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법이기는 하나 공예트렌드페어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도 좀 더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해 비슷한 콘셉트로 거듭되는 공예트렌드페어를 관람하면서 느껴지는 아쉬움 중의 하나는 세련된 디자인 제품은 풍성했지만 정작 공예의 정체는 모호하게 숨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공예는 물론 ‘예술적인 사물’의 아름다움이 전해지는 실물을 통해 얘기되어야 하지만 역사적 맥락과 인문학적 통찰이 필요한 문화의 소산이다. 그리고 그 소산의 정점에 그것을 만드는 자의 지난한 자기 숙련의 과정(그것이 기술이든, 디자인이든)이 존재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단절과 홀대의 수난 속에서 잊혀져 간 우리 공예의 원형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위대한 성취이다. 2018공예트렌드페어는 그런 우리 공예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사다. 공예의 범람 속에 정작 공예의 정체가 모호해지지 않는 ‘2019공예트렌드페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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