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공예트렌드페어>...미래 공예를 위한 변화를 모색하는 장

칼럼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1-11-22 11: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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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의 관심이 한층 뜨거워진 페어
미술공예를 지향하는 공예의 미래
신진 작가들의 약진이 돋보여
전통의 공예는 서서히 사라져
▲ 중앙 무대를 차지한 전시 주제관 '형형색색'

 

공예 분야 대표 행사인 2021 공예트렌드페어가 개막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눈부신 조명 광장이 먼저 관객을 맞이한다. 그 위에 자리한 공예품을 제대로 보려면 잠시의 시간이 필요하다. 상영 중인 영화관을 막 들어선 것처럼. 페이드인으로 열린 이곳은 ‘형형색색’을 상징하는 주제관이었다.

페어의 시작은 마치 교향곡의 4악장이 먼저 연주되는 듯했다. 한국 공예계 대표 작가들의 세찬 기운과 모색 방향, 그리고 고민을 가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시 주제인 ‘형형색색’은 슬로건에 그친, 그 어떤 연관성도 찾기 어려웠다. 남은 1, 2, 3악장은 페어의 본 전시이면서 핵심인 브랜드관과 창작공방관, 기획관의 몫이었다. 다만 연주의 클라이맥스를 이미 즐긴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 여흥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 주제관에 전시된 양병용 공예가의 소반

 

 

▲ 박은지 공예가의 '식물테이블'. 소비자에게 관리의 몫을 남겨 놓은 작은 화단 테이블이다.

 

 

페어에 참가한 공예가와 공예품은 저마다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했고, 기성 공예가와 신인 공예가의 증진과 새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공예의 관심사인 ‘미술공예’ 혹은 ‘조형공예’로의 치우침 경향도 분명했다. 물은 흐르기 위한 방향으로 골을 파듯이, 공예도 시대의 지시어에 순응하고 있다. 그 증거는 전시장에 전통의 공예가 거의 소멸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전통은 현대화의 대세에 밀려 서서히 그 본래의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다. 무엇이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민은 있는 법인데, 아쉬움과 허전함이 있다.

이번 공예트렌드페어는 미술화 공예에 대한 추이와 그 가능성을 예측하는 자리다. 얼마 전에 마감한 미술전 ‘키아프’의 대박 현상을 추상하고, 현대미술의 화두인 ‘산만성’에 올라 탈 것인가, 고급 백화점의 고객 기호를 대면할 것인가 아니면, 그 둘의 일부 공백의 영역을 수용할 것인가는 난제 중의 난제다. 하지만 주제관의 해법 방식은 미술공예로의 전이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소비자는 공예와 공예가에게 혹독한 작업과 그에 따른 세계관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 있게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 저항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정제하지 못한 주제와 과도한 이념의 갑옷을 벗어던지고, 연약한 삶을 거울에 비추고 낮은 목소리와 따뜻한 태도, 소외된 주변을 등한 시 않으면서 반복되는 지루한 삶에 순응하는, 물질의 불완전성을 인정한 작업자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다.


문학평론가 김경수는 “한 질료가 금이 되기까지는, 열두 번이나 일곱 번의 죽음, 뭉뚱그려 적어도 세 번의 죽음을 완전히 치르지 않고는 안 된다.”고 했다. 결국 공예는 존재의 불완전성을 자각하게 하는 질료의 외형화 작업이며 활동임을 전제로, ‘공예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다.

무대 장치와 눈부신 조명 대신, 백주 대로에 누운 채 별과 달의 경로를 익히고 바람의 흐름에 순응하는 한 줄기 풀의 삶을 '형상'으로 대체하는 공예만이, ‘자기 이름’을 지우지 않는 유일한 방안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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