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에 담긴 프랑스의 봄 ‘그랑지(GRANGE)’

디자인 / 유다연 리포터 / 2021-10-26 09: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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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와일드체리나무로 화사하고 깊은 맛 연출

 

프랑스 남동부의 봄을 알리는 건 다름 아닌 와일드체리 나무다. 특유의 달콤하고 화사한 향을 지닌 프랑스산 와일드체리는 나뭇결 또한 곱고 견고해 가구 소재로 취하기에 그만이다. 가구로 재탄생할 경우, 그 형태가 오래 보존되며 쓰는 이의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키는 프랑스산 와일드체리 나무를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취해 독자적인 프렌치 클래식을 선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이제는 프랑스풍 예술 감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가구 브랜드가 된 ‘그랑지(GRANGE)’다.

그랑지가 가구브랜드로 명성을 얻게 된 시초는 입소문이다. 때는 1904년. 프랑스 리옹 근처의 어느 작은 마을의 교회에서 작은 캐비닛과 교회용 의자를 주문했다. 주문한 제품들은 모두 잘 배송됐고, 이후 그 마을에는 썩 훌륭한 가구회사가 있다는 소문이 번져나갔다. 소문의 주인공인 솜씨 좋은 가구회사는 당시 조셉 그랑지가 운영하는 캐비닛 공장으로, 이는 현재 그랑지의 시초가 된다.


작은 가구공장에서 시작된 그랑지의 100년 역사


입소문이 난 이후 조셉 그랑지의 캐비닛 공장에는 주문이 쌓이게 되고, 곧 회사는 가족기업으로 성장한다. 70여 년의 세월이 지난 후, 회사는 설립자 조셉 그랑지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랑지’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이름을 바꾼 그랑지는 1973년 스위스에 숍을 오픈하며 세계시장에 진출한다. 이후, 숍이 프랑스 국경을 넘어 확장하는 등 브랜드는 점점 더 성장한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그랑지는 스위스에 이어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미국에 자회사를 두게 된다. 동시에 러시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중국, 동유럽 등에 지점을 낸다. 이처럼 기업이 확장하고 성장하자 자연스레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2002년 세계적인 그룹인 AGA GROUP이 그랑지에 투자 의사를 밝혔고, 현재 95%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랑지는 대표적인 프랑스풍의 예술적 감각을 상징하는 현재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설립된 지 100여년 만에 그랑지는 19개의 자체 브랜드 매장과 60개의 영업장, 150개의 매장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회사 종업인은 345명이고 전 세계 45개국에서 제품이 판매돼, 그랑지는 수출로 80%가량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놀라운 ‘혁신 비법’ 따위의 기업비밀이 있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그랑지가 브랜드 성장과 동시에 설립 초기의 상품들을 성공적으로 잘 계승한 까닭이 크다. 그랑지는 전문 기술을 잘 보존하고 프랑스 가구제작에 전통적인 요소를 이어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기업특성을 잘 드러내는 제품라인 중 하나가 바로 1094 컬렉션이다.


클래식에서 실용성까지 다양한 라인업 선보여


명품 브랜드로 서게 될 수 있었던 그랑지의 브랜드 특성을 좀 더 알기 위해서는 그랑지의 각 제품 라인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1904 컬렉션’이라는 이름은 그랑지 본사의 설립년도에서 유래됐다. 순수한 목자재로 구성되는 이 라인은 담담하면서도 시원해 보이는 컬렉션으로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심플(simple)’ 혹은 ‘안정’이란 단어로 요약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령 금속다리에 “GRANGE 1094”라고 스탬프가 찍힌 식탁의 경우에는 거친 오크나무가 수작업을 통해 지니게 된 따스한 느낌이 금속 알루미늄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폼파도르(POMPADOUR) 컬렉션은 루이 15세 스타일을 복원하면서 전통 클래식 디자인에 밝은 분위기를 가미한 라인이다. 프레임이 곡선화 된 곳이 많아 부드러우면서도 가구의 다리나 커빙 등 디테일에 있어서 유니크한 멋을 자아내는 이 컬렉션은 마치 오드리 토투가 주연한 2001년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 속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특히 폼파도르 시리즈 중 가장 지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책장 및 서랍장은, 고난도의 장식이 돋보인다. 홀입구를 장식하는 캐비닛의 경우는 손잡이와 열쇠의 우아한 마감처리와 견고한 체리나무의 자연미가 잘 대비돼 앤틱 같은 느낌을 준다.


100년의 노하우가 전하는 목재의 건조와 제작


디테일한 디자인에 힘을 준 폼파도르 컬렉션이 루이 15세 스타일을 복원했다면, 제이콥(JACOB) 컬렉션은 루이 16세 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경우다. 제이콥 컬렉션에서 가장 먼저 주목되는 특징은 원색의 색상마감. 얼핏 한국의 오방색과도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이 색상 마감은, 현대와 고전을 성공적으로 혼합하는 제이콥 컬렉션만의 특징이자 비법이다. 이로써 그랑지는 클래식 라인에서 현대적인 전환을 선보인다.


오르세(ORSAY) 컬렉션은 그랑지 가구에서 통령정부(Consulat, 1799∼1804) 시리즈의 꽃으로도 불린다. 모던하면서 지성적인 시티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는 오르세 컬렉션은 짧지만 강력했던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통령정부 시대상을 드러낸다. 콘솔 문짝의 커빙이나 식탁 다리 사이에서 드러나는 ‘X’자 장식은 황제시대의 시조였던 통령정부 스타일의 상징이다. 그랑지에서 모던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컬렉션이다.

 


루베롱(LUBERON) 컬렉션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프로방스와 알프스 사이에 놓인 루베롱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루베롱 컬렉션은 소박하면서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북유럽 디자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이유는 연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송(더글러스 소나무 목재) 특유의 인테리어 효과를 비롯해, 따스한 아이보리 색감, 예스럽고 그윽한 회색칠,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라인 등이 자아내는 안정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클래식과 모던, 편안함과 개성, 단순함과 실용성을 함께 생각하는 그랑지. 그랑지는 나무 건조 및 켜는 방법에 있어서 100년이 넘은 회사만이 가진 손에 익은 특별한 노하우를 고수하며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에 안주하지는 않는 자세로 오늘도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이는 안정감 있으면서 경쾌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구 브랜드로 자리잡아온 그랑지만의 브랜드 히스토리로도 대변된다.

+ 브랜드 Tip. GRANGE가 사랑하는 나무, 와일드체리(wild cherry)
그랑지는 프랑스산 와일드체리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프랑스산 와일드체리는 타지역에서 자라는 그것에 비해 붉은 톤이 없어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나무 색이 밝아 칼라 표현이 잘 되는 프랑스산 와일드체리나무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랑지만의 특징적인 칼라 배색과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나무의 결 또한 예쁘고 견고해 가구 제작 시 그 형태가 오래 보존돼 시각 및 촉각을 만족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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