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스테키홈의 외관은 특별한 미사여구가 필요 없을 만큼 단순하다. 고기동 단지의 모델하우스는 붉은 벽돌을 두른 사각의 박스형 몸체에 모임지붕을 얹은 모습이었다.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 외장재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스테키코리아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선 실내는 따뜻했다. 은은하게 나무 냄새도 나는 듯하다. 목조주택이라면 으레 그럴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포근함만은 확실했다.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공수된 구조체가 방사능 노출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지 염려스러웠다. 질문을 던지니 원전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와는 멀리 떨어진 요코하마에서 건너온 것이라 문제가 없단다.
상황에 맞게 공간을 나누고, 합치고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출된 기둥과 보다. 기둥에 쓰인 히노끼 원목은 수령이 족히 3백 년은 됐을 것이라 한다. 덕분에 나무로 만든 집에 들어와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현대화된 한옥에 들어온 듯도 하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경량목구조가 아닌 일본의 중목구조로 집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경량목구조가 벽체로 집의 하중을 견딘다면 중목구조는 기둥과 보가 그 역할을 한다.
스테키홈이 내거는 ‘39일 만에 완공되는 집’ 역시 프리컷 방식을 따르는 중목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직원의 말처럼 하루 동안 제대로 교육을 받으면 고등학생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같은 방식은 목수의 현장경험과 컨디션에 따라 집의 완성도가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러한 구조적인 비교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심적으로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스테키홈을 고려할 때 마음을 끌어당기는 지점은 지진이 빈번한 일본에서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집라는 신뢰감에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파워빌드공법으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화이트우드 구조용 집성재에 전용 철물을 접합시키는 공법으로 목조주택은 쉽게 뒤틀릴 것이라는 우려를 최소화한 것이다.
군더더기 없는 공간
스테키홈의 1층에는 방이 없다. 거실과 주방, 화장실 그리고 밖으로 통하는 작은 데크가 전부다. 가족을 위한 공동 공간을 지나 2층으로 올라야 개별 공간이 등장한다. 이는 사람에 따라 군더더기 없는 적당한 크기일수도 혹은 협소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막연한 로망만 있을 뿐 실제로 살아본 경험이 없는 경우일수록 후자에 가깝다.
때문에 가족구성원의 성향과 공간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기 십상일 테다. 대신 재밌는 것은 스테키홈의 경우 필요에 따라 2층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델하우스의 경우, 드레스룸을 포함한 안방과 자녀를 위한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벽을 하나 더 세우면 하나였던 아이 방을 2개로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짧은 시간 동안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것이 다였지만 스테키홈이 추구하는 방향은 확고해보였다. 허울 좋은 인테리어에 비용을 들이는 대신, 내구성과 단열에 투자함으로써 다음 세대까지 이어 살 수 있는 안전한 집이야말로 스테키홈의 승부수일 것이다. 집의 기능에 충실할 것. 말하자면 허세가 없는 집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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