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예가 : 스튜디오 루, 작품 쌓는 남자

Craft / 이현수 기자 / 2018-02-15 23: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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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루, 쌓을 루(壘)의 의미가 있다. 숟가락뿐 아니라, 우드혼, 조명, 의자, 미끄럼틀, 장난감 등 그가 만든 수많은 작품이 하나씩 쌓이면서 안문수는 완성되고 있었다.

 

경남 창원에 있던 ‘스튜디오 루’를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어 손꼽아 기다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드카빙에 관심 있다 하는 사람들은 스튜디오 루의 SNS를 지켜보고, 안문수 목수에게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댓글을 남긴다. 그런 안문수가 판교로 왔다. 그의 얼굴을 보고 싶어 서둘러 판교로 향했다.


창원 토박이가 판교로 온 이유

 

 

 창원에 작업실이 있었던 안문수 목수는 수도권으로 와야겠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계획이 현실이 됐다.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식기 브랜드 ‘화소반’ 식구들의 이사소식에 ‘스튜디오 루’는 판교에 있는 작업 공간을 이어 받았다.


창원까지 안문수 목수의 카빙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오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블로그 댓글로 언제쯤 작품을 쉽게 구경할 수 있느냐는 블로그 이웃들의 요청도 많았다. 안문수 목수는 혼자서만 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언제든 자신의 작품에 관해 좋고 싫은 말들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여겼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전을 해야하는 것은 여러모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사 한지 한 달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벌써 카빙 정규 수업을 열었다. 역시 수강 신청은 모두 마감되었다. 자신의 수업을 가까이서 듣고 싶었던 사람들을 위해선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는 안 목수의 열정을 보면, 그를 기다린 팬들은 백 퍼센트 만족이 아닐까.


숟가락만 파는 공예가?


 

 날씬하게 쭉 뻗은 자루의 나무 숟가락이 스튜디오 루의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고, 나무 숟가락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이전부터 안 목수는 숟가락을 깎았기에 그를 숟가락만 파는 목수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숟가락은 그의 여러 작품 중 하나일 뿐이다.


안문수는 조각을 전공하고 난 후, 예술적인 조각 작업을 주로 했다. 하지만 의미를 알아채기 어려운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 의미나 형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예품을 만드는데 흥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작업해야 하는지 가닥을 잡은 후, 제약을 두지 않고 여러 작업을 하게 됐다. 테이블, 의자, 바스툴 등 가구를 시작으로 아이들을 위해서 고래 모빌이나 팽이 같은 장난감을 만들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형상을 담은 조명, 스피커로 개인전 ‘나무 빛 소리’를 치르기도 했다. 요즘은 숟가락을 포함해 소반, 코스터, 컵 같은 소품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안문수 목수는 주문 제작을 하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을 주로 할 예정이기에 종류를 한정하고 작업하지 않을 것이다. 가구면 가구, 숟가락이면 숟가락 한 가지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입지를 닦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상상을 담아낼 수만 있다면 어떤 분야든 상관없이 물건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안 목수는 자유로운 작업 스타일을 고수할 예정이다.


나무, 당신과 나의 연결고리

 

 

 안문수 목수가 만든 것은 일상에서 막 쓰기보다는 오래 두고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소비자’라고 규정짓기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안문수의 가치관이 물건에 녹아나 있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소비자에게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안문수가 만든 장난감은 그 생각이 가장 돋보인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장난감인 북극곰 미끄럼틀, 피노키오 도장, 달팽이 자석은 그가 아들딸을 위한 놀이터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판매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아빠의 마음이 통했기 때문인지, 그가 만든 장난감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장난감보다 부모의 마음으로 만들어낸 장난감이 아이에게 더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스튜디오 루 블로그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부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 안문수는 장난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개인전도 치른 작가지만, 안문수는 작가보다 목수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나무를 만지고 공유하는 사람의 의미인 목수라는 단어가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튜디오 루는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기 위해 작업실에서 진행되는 정규수업 이외에 나무와 관련된 워크숍도 개최해 나무로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안문수의 작품 뿐 아니라, 소통도 차곡차곡 쌓이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튜디오 루|안문수 목수는 2009년 창원에서 목공방 ‘스튜디오 루’를 차리고, 숟가락, 장난감, 조명, 스피커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는 2013년 부산에서 ‘나무 빛 소리’라는 개인전을 치르고, 2016년 대구에서 그룹 전시‘DNA전’을 했다. 지금은 전시로 대중들과 만나기보다는 공방에서 클래스와 워크샵을 열어 의사소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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