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재인식] 소반, 서로 다른 아름다움

Object / 배우리 기자 / 2018-03-02 23: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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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1인가구의 증가와 소박한 미니멀 라이프, 이케아 티테이블의 붐 등에 탄력을 받은 소반은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가구 중 하나다. 전통에서 최근까지, 요즘 잘 나가는 소반들을 엄선해 선보인다.

옛 것 그대로에


1. 해주반

국립중앙박물관 | 450W×314D×298H


해주반은 황해도 해주지방에서 주로 만들어진 소반이다. 다리가 조각된 판재라면 해주반이라고 볼 수 있다. 통판으로 된 천판은 모서리를 마름꽃 모양으로 둥글게 굴리고 둘레를 따로 대지 않았다. 다리는 두 개의 판재를 바깥으로 벌어지게 붙여 안정감을 주고 만‘卍’자, 희‘囍’자, 꽃 등의 무늬를 대칭으로 투각해서 경쾌하다. 천판 아래에는 두 다리 판을 견고하게 연결하면서 천판의 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풀잎 무늬를 투각한 운각을 덧댔다. 복잡하면서도 화려한 조각은 장식성이 강한 해주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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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주반

 

국립중앙박물관 | 450W×360D×270H


나주반은 예부터 문물이 발달한 전라도 나주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보통 나주반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사각반이고, 천판의 네 귀를 귀접이하여 모를 잘라내고 상의 가장자리는 따로 홈을 파낸 각재를 판의 주변에 물려 뒤틀림을 막았다. 천판과 다리 사이를 고정시키는 운각에 깊이 물린 다리 중간에는 가락지라는 중간대가 있어 다리의 힘을 받쳐준다. 나주반은 일반적인 장식 운각과는 다르게 연꽃과 넝쿨무늬를 정교하게 투각했다. 보통 천판은 행자목이나 피나무를 많이 쓰고 다리와 운각은 단단하고 강하면서 잘 휘어지지 않는 조선 소나무와 버드나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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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통영반

국립중앙박물관 | 515W×375D×272H


통영반은 튼튼하면서도 나주반에 비해 제작이 편리하고 실용적이다. 최근까지 많이 쓰인 밥상의 원형이 바로 이 통영반이다. 사각 천판은 은행나무 통판으로 변죽의 네 귀를 둥글게 가공하고 변죽 안쪽에는 2개의 선을 음각했다. 천판에 대나무 모양의 다리와 당초문과 수‘壽’자문이 투조된 운각이 끼워져 있다. 중대는 운각 아래로 두 개인데 위의 중대는 곧은 선이고, 아래 중대는 턱이 진 형태로 다리에 둘러져 있다. 통영반은 중대가 두 개라서 튼튼하며 족대에는 파초문 조각이 있어 장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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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족반 

▲ ⓒ국립중앙박물관 | 475W×400H


호족반은 천판을 받치고 있는 다리의 어깨가 밖으로 구부러져 유연한 S자형을 이룬 후 발끝이 밖으로 살짝 내밀린 형태의 소반이다. 천판 바로 밑에 운각이 있고 다리가 이 운각을 물고 반을 받치게 되어 있어 운각과 천판이 하나로 제작되는 구족반과는 다리의 형태 뿐 아니라 구조가 다르다. 이 호족반은 붉은 칠과 검은 칠로 장식이 된 주흑칠호족반이다. 천판의 가장자리인 변죽이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납작한 접시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역시 궁중용 소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조금 다른 형태

 


1. 탄화소반 | 박홍구_ 박홍구 스튜디오

 

450W×290D×260H | 국산 홍자작나무


박홍구의 소반은 기능적 소비 이전에 오브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나무의 금빛 색과 검게 그을린 색이 꼭 그림처럼 보이는 이유는 탄화목의 결과다. 탄화는 목재의 결함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요소지만 작가에게는 표현을 위한 과정의 하나일 수 있다. 아름다움과 함께 완벽한 쓰임까지 전달하려는 게 박홍구 작가의 최종 의도다. 다만 사용자의 의도와 취향에 따라 오브제가 될 수도, 기물로 쓰일 수 있다. 공예가 무엇인지 잘 이해시키는 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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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盤)-No.1 | 김완규_ 굿핸굿디

 

▲ 420W×300D×230H | 소나무 | 60만원


전통 소반보다 더 단아하다. 검은 색은 옛 기법으로 지진 거라서 결이 입체감 있게 잘 드러난다. 중대도 없고, 운각도 얇게 대고 미세한 턱만 줘서 그런지 심플 그 자체다. 다리 선 덕에 심플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이 잘 살아난다. 화룡점정은 역시 족대다. 다리를 연결하는 선이 소반의 완성도를 확 올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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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얏꽃 찻상 | 윤현진_스튜디오 이기

300W×200H | 메이플, 편백나무, 금박, 옻칠 | 가격문의


디자인은 윤현진, 백골은 김규영 명장, 옻칠은 이의식 교수가 함께 제작한 소반이다. 디테일한 꽃모양 수술은 시선을 소반 가까이로 유도한다. 오얏의 붉은 색은 조선시대 왕실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이 상의 위는 둥글고 아래 다리와 안의 철물도 자두 꽃문양이다. 지인들에게 차를 대접할 때 속까지 구경시켜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장들이 참여한 만큼 실제로 보면 그 귀함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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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양송이 동글동글 월넛 소반 | 기유희_우드스튜디오H

380W×210H | 월넛

 

제목이 말하듯 양송이 형상을 옮겨 온 소반이어선지 귀여우면서도 가볍지 않고 안정감이 뛰어나다. 그냥 보기에도 볼륨감 잘 드러나듯, 차를 마시는 것도 좋겠지만 둥글면서 매끄러워서 아이 놀이용 미니 탁자로서도 손색이 없다. 월넛을 집성해 곡선으로 처리한 다리 작업은, 목재 특성 상 작업자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 없이는 쉽지 않다. 소반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 나무 아닌 재료

 


1. D-SOBAN | 류종대 _ studio JDR

 

▲ 285W×230H | 호두나무, PLA


상판은 나무지만 다리는 친환경플라스틱을 소재로 3D프린팅을 했다는 게 이 소반의 특징이다. 미묘한 질감과 색변화가 있는 3D프린팅에서 자연스러운 공예 느낌을 준다. 상판 테두리에 보라색 옻칠 마감이 된 파란 소반은 비비드한 컬러를 좋아하는 모던보이한테도 정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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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옻칠 소반 - navy | 컨테이너5-1

500W×500D×260H | 애쉬에 옻칠, 스틸


심플한 팔각소반. 컨테이너5-1, 하면 팔각 월넛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이번에는 소반에 옻을 입혔다. 상판의 색에 따라서 다리의 색도 맞춰주었다. 다른 재료를 같은 색으로 마감했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다. 네이비 컬러 소반은 푸른색이 낯설긴 하지만 전통소반이 가진 짙은 옻칠의 신비로움은 그대로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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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단청반 | 조병주_ 트위그

 

400W×150H | 알루미늄, 물푸레나무 | 60만원


색감이 뛰어난 소반이다. 이름이 단청반이지만 정말 단, 청이었다면 손이 가지 않았 수도 있다. 상판의 아름다운 색만큼 다리의 각도가 더 심미안적이다. 상판 변죽의 면과 다리의 면이 만나는 지점도 살짝 굴려서 그런지 단아한 게 버선을 떠올리게 된다. 상판의 색은 10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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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반02 | 박은총

350W×170H | 호두나무, 철, 황동


매트한 철이랑 황동, 그리고 월넛으로 된 소반이다. 생각보다 낮아서 거실 낮은 테이블 위에 놓고 쓸 수도 있다. 상판 뒤에 꼬마전구를 붙이고 벽시계 자리에 걸면 멋진 조명도 된다. 원래는 다리가 뚫리지 않는 원소반에서 모양을 따온 것 같은데 양쪽이 뚫려 있어서 그 사이로 빛이 나온다. 소반의 기능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색다른 기능


1. 호족반 등 | 제작 소반장 김춘식, 디자인 백은


▲ 460W×1620H | 자작나무, 소나무, 천연페인트


호족반이 키가 훌쩍 커졌다. 호랑이 다리가 기린 다리가 됐다. 어떤 이에게는 이 아슬아슬한 비례감이 좋을 수도 있다. 조명 갓도 그야말로 갓 모양이 아니라 수직의 기둥모양이라 그런 느낌이 더 극대화 된다. 안정된 비례만 추구하면 지루할 수 있다. 전통 소반은 좌식에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건 중국 황실 느낌이라고 할까요. 등이 달렸지만 여전히 티테이블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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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니소반컵홀더 | 정은미 by 해브빈서울


100W×60H | 월넛 


상을 차려 머리에 이고 걸을 때 다리에 뚫린 구멍으로 앞을 볼 수 있게 고안된 ‘공고상’에서 형태를 가져왔는데 크기가 앙증맞고 귀엽다. 새겨진 구름 모양과 단순화된 수‘壽’모양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보통 소반처럼 쓴다고 생각하면 컵‘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상을 뒤집어서 머그의 홀더로 변신되는 게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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