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생 건축 후퉁 티하우스 : 후퉁이 살아남는 법

Architecture / 배우리 기자 / 2018-02-23 23: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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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전통 주택이 있는 베이징의 후퉁은 여행할 때 꼭 가야할 곳 중 하나다. 하지만 후퉁도 우리의 서촌이나 북촌처럼 외부 자본이 들어와 새롭게 변하면서 예전의 멋은 사라지고 번쩍번쩍한 새 호텔과 카페가 들어섰다. 7천 여 채던 전통가옥 쓰허위안(四合院)은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는 확 줄어 천 여 채가 되었다고 한다.

 

아크스튜디오 한웬치앙은 역사적 의미가 풍부한 후퉁의 집 다섯 채가 붙어 있던 규모 450㎡, ‘L’ 모양의 공간 설계를 맡았다. 쓰허위안에 한 채가 꼬리처럼 붙은 형태다. 그는 오래된 집 다섯 채를 어떻게 티하우스로 변신시켰을까.


살릴 건 살린다


프로젝트 설계는 오래된 건물들의 이전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시작했다. 회색벽돌의 크기와 나무의 상태로 보아 북쪽에 위치한 건물은 청 왕조의 이전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빨간 창문을 가진 동쪽과 서쪽의 집들은 이미 썩고 있는 나무 구조물로 보아 70~80년대에 개조된 집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남쪽의 집은 수리가 필요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웬치앙은 건물의 나이와 역사적 가치, 예산을 고려해 수리에 들어갔다. 북쪽 건물은 그 역사적 모습을 훼손하지 않도록 심각한 손상을 입은 벽돌만 교체해 오피스와 식당, 북카페로 활용하고, 남쪽 건물의 경우 지붕과 벽을 부분적으로 개조하여 방을 기본적인 스타일로 만들어 식당과 리셉션을 두었다. 동쪽, 서쪽 건물은 붕괴한 뒤 각각 차 마시는 공간과 부엌을 배치했다.

 

 



낯선 경험을 주는 회랑


새로운 티하우스는 여전히 다른 집들과 맞닿아 있고 옛 후퉁을 지나가듯 입구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하얀 박스 안의 유리문을 열면 드디어 티하우스다.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리셉션이 있고, 복도들 사이로 정원이 있다. 건축가는 건물의 온도 조절을 위해 정원을 뺀 회랑 공간 천장을 완전히 막았다. 회랑과 건물은 서로 연결되어 천장의 높낮이가 다른 실내가 되고, 정원은 실외가 되었다. 정원은 총 3개로 각각 식당과 차 마시는 공간, 부엌과 복도를 감싸고 있다. 건축가는 티하우스가 재생건축인만큼 과거로부터 현재로의 매끄러운 전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정원을 둘러싼 유리벽이 곡선으로 흐르도록 했다. 건축가는 투명한 유리 공간이 시간의 경과를 의미하며, 쌓여있는 벽돌처럼 비교적 어둡고 오래된 건축의 패턴과 만나 현재와 과거의 대화가 이루어지게끔 의도했다.


조금 더 들어가 보면 벽돌로 만든 오픈 키친과 두 번째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정원과 맞닿은 방들은 각재 루버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루버 사이로 대나무와 햇살이 비치도록 되어있다. 나무 한 그루 없던 작은 쓰허위안의 중정은 싱그러움을 되찾은 것이다. 나무 골조가 드러나는 열린 천장 사이사이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하여 낮 시간에도 중정에서 들어오는 빛과 부딪치지 않고, 상생하게 한 것도 인상적이다.

 

 

 

 

 

부엌을 지나면 사적 공간들 사이에 열린 북카페 공간이 있다. 그 옆으로는 거칠고 육중한 고재 기둥들이 동서를 가로지르며 박혀있다. 이 나무 기둥은 이전의 것을 그대로 썼지만 부엌 쪽은 하얀 강철 기둥을 두어 새 것과 오래된 기둥이 함께 자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중국의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한스 베그너의 의자들은 이 재생건축의 묘미를 살리고 있으며, 마지막 골목 앞 조지 나카시마의 벤치가 묘한 분위기의 정점을 찍는다.


후퉁은 풍부한 역사와 복잡한 현실성을 지닌 곳이다. 한웬창은 후퉁의 보존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도시가 다양한 예술 패턴을 가지려면 새로운 디자인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 구시가지의 주민들이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옛 건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새 시대를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환경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티하우스로 직접 보여주면서.


 


▲ 한웬치앙
Han Wen-Qiang |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중국중앙미술학원 부교수로도 재직중인 한웬치앙은 Archstudio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 한웬치앙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건축과 실내건축을 주로 연구한다. 그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건축가로 다양한 수상 경험이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후퉁 티하우스’, ‘오가닉 팜’, ‘롱바오짜이 커피 북스토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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