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 + 벽이 가구가 되는 아파트

Interior / 배우리 기자 / 2018-03-24 2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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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된 벽은 가구를 숨겼다. 벽은 집이 되고 그 자체로 가구가 된다. 가구 자체가 구조가 되고 구조 자체가 가구로서 기능을 하는 집을 찾아보았다.

 

mnb design studio  약 21평 크기의 아파트의 인테리어 구조를 과감하게 단순화했다. 이동 가능한 건 테이블과 소파뿐이다.

 

mnb 스튜디오는 홍콩에 거주하는 젊은 두 예술가의 72제곱미터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맡았다. 디자인 논의 과정에서 의뢰인들은 나무로 된 가구를 좋아한다고 밝혔으며, ‘미완성’, ‘본질’, ‘일관성’이라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이런 단어들은 디자이너 버니스와 마이클에게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들이 완성한 인테리어는 미완성된 느낌과 콘크리트 마감으로 완성(!)한 미니멀 스타일이 되었다. 면과 선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스타일의 기반에는 구조의 기술의 높여 아예 예술이 된 ‘less is more’가 자리하고 있다. 멀끔하고 맑은 색을 가진 나무 인테리어에 대해 디자이너는 이 깨끗한 단순함이 자연스러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한다.


빼기로 완성한 미완성


미완성이라고 말은 했지만 어떤 것이 빠진 미완성이 아니라 아예 가구까지 맞춘, 그런데 알고 보면 가구가 없는 집의 완성이다. 어떤 새로운 가구도, 포인트라는 개념도 필요 없는 그런 집. 어떤 구조들이 가구를 대신 했을지 집안을 둘러보겠다.

 

mnb design studi 단순한 구조는 재룡와 함께 색감의 일치감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복숭아 분홍빛의 거실에는 여느 집처럼 텔레비전과 소파를 위한 공간이 있고, 텔레비전 뒤의 거실 벽은 각재를 수평, 수직으로 배치해 작은 소품도 놓을 수 있게 하고, 밋밋하고 자칫 느끼한 색의 벽에 명암을 주어 소소한 눈요기를 살렸다. 텔레비전 밑의 수납장도 벽과 같은 나무를 확장해 만들어서 벽인 듯, 가구인 듯 구조에 숨어 있다. 거실 벽 오른쪽으로는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도 숨어있다. 세로 목재를 손잡이 삼아 밀면 그 뒤로는 부엌과 창고가 숨어있다. 다이닝룸은 따로 없이 거실 옆에 각재로 집 모양의 프레임을 짓고 구획을 나눈 곳으로 여전히 열려있다. 이 집의 유일한 원목은 여기 있는 식탁인 것 같다. 약간 숨을 트고 보면 식탁 한 쪽에 콘크리트 마감 벤치와 무토 조명이 서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집의 포인트 혹은 자연스러운 느낌만 주는 나무의 대항마는 나무와 명도의 일관성을 갖는 콘크리트라고 볼 수 있겠다.

 

안방은 안락함을 주기 위해 거실보다 더 깨끗하고 단순하다. 창문을 향해 콘크리트 천장의 경사가 내려가고 침대를 받치고 있는 수납공간은 제법 높이가 올라가 아늑함이 배가 된다. 옷장과 평상을 가장한 침대 밑 수납공간은 지하실 있는 집이 부럽지 않을 만한 용량을 자랑한다. 올라간 바닥이 넓게 깔려 있어 매트리스는 침대 프레임 안에 갇힐 필요 없이 머리를 어디에나 둘 수 있도록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건식으로 꾸민 안방의 욕실에도 역시나 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넓게 깔린 무늬목에 슬슬 질려갈 때 쯤 손님용 방을 구경하면 좋다. 역시 밝은 원목 톤이지만, 이 방은 각재로 쿠마 켄고를 연상케 하는 간단한 격자 구조를 만들었다. 디자이너에 따르면 풍수에 민감한 홍콩에서 아무것도 없는 이런 천장을 시도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46개의 빈 상자는 주인의 마음대로 혹은 손님의 마음대로 수납을 즐길 수 있다.


붙박이의 정점은 공부방이 찍는다. 책상도 아예 집에 붙였다. 서랍도 싹 다 맞췄다. 너저분한 것들은 나무벽 안에 싹 몰아넣을 수 있다. 책상 뒤 어김없이 자리한 나무벽 또한 옷장이다. 모르긴 몰라도 옷에 관한 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닌 것 같다.


이 집에 분리되는 가구라고는 테이블과 소파뿐이다. 그래도 수납공간은 넘쳐난다. 앞에서는 어떤 가구가 어떤 공간에 어울릴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사실 가구라는 것이 없어도 되는 물건이다. 구조적으로 잘 다듬어진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직 그 구조까지 뜯어 버리기에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 보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긴 하지만 잠시 숨겨놓기만 해도 mnb 디자인 스튜디오가 의도했던 공간의 평화와 단정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mnb 디자인 스튜디오 | 미니멀리즘과 기본을 추구하는 두 젊은 디자이너 Bernice와 Michael이 설립한 홍콩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요소들로 단순하고 영리한 삶을 이끄는 인테리어, 제품, 가구, 및 그래픽 디자인 및 브랜딩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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