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 가구가 되는 집+ Newtown House

Architecture / 배우리 기자 / 2018-03-22 21: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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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과 벚꽃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동네, 아이들이 함께 놀고 어른들은 대화를 나누던 곳에 집이 지어졌다. 비록 함께 놀던 빈 터는 없어졌지만 집주인은 그곳이 여전히 소통의 공간이길 바랐다. 뉴타운하우스를 지은 코헤이 유카와와 히로토 가와구치는 모두에게 열린 주택을 계획했다. 이 열린 집도 가구가 별로 없다. 건축가들은 집에서 가구를 어떻게 치웠을까.

 

 

Hiroto Kawaguchi 뉴톤하우스의 심플한 구조가 어둠 속에서 잘 드러내고 있다.

 

다이나믹한 창과 발코니를 가진 이 집은 멀리 보면 마을 뒤편의 산과 연결되고 가까이 보면 뉴타운 주택들의 모양과 맞물리는 풍경의 연장선에 있다. 길가로 난 집의 입구는 ‘나 집이야’라고 외치는 세모난 창이 난이층을 지붕 삼아 쑥 들어가 있다. 안과 밖을 철저히 차단한 집이 아니라 모든 이웃을 위한 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들어와요’라고 조용히 읊조리는 현관은 지나가는 사람을 쑥 빨아들인다.


이웃을 위한 집

 

벽과 가구가 하나의 몸체를 이루면서 좁은 공간을 극복했다.

 

열리다 못해 벌린 것 같은 입구로 들어서면 여전히 집 밖에서 보았던 시멘트 바닥이다. 넓은 현관은 집 안에 들여온 작은 마당 같다. 이어지는 공간은 한 층 올라간 오크 마룻바닥이다. 마치 마을회관에 온 것처럼 이웃주민들이 신발을 벗지 않은 채로 평상이나 마루에 걸터앉듯 거실에 앉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 시간이 되면 각자의 집에 돌아갈 그런 공간이다. 이 곳은 건축가들이 집 주인의 바람대로 만든 ‘모두의 집’ 부분이다. 뉴타운하우스의 거실은 뉴타운 전체의 거실이 될 것이다.


중앙에 ‘모두의 집’을 두고 ‘집안일과 아이들의 집’은 북쪽에, ‘부모님의 집’은 남쪽에 적당히 닫힌 채로 마련되어 있다. 1층을 내려다볼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는 2층 서쪽 공간은 가족이 약간의 프라이버시를 가질 수 있는 거실이자 식당이다.


바닥 혹은 가구


 

마루 위의 마루는 단차가 다르게 짜여 바닥은 계단이 되기도 하고 공간이나 쓰임에 따라 높은 책상이나 낮은 책상이 되기도 하며 수납공간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바닥 높이의 구축은 그야말로 그대로 집안의 가구 행세를 한다. 바닥붙박이인 낮은 책상은 다시 마루가 되고 발코니가 되어 다시 밖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가구가 집과 하나가 되어 안과 밖의 연속성이 극대화 된다.


모두의 집 부분에 난 높은 지붕의 세모난 창문은 동쪽으로 크게 뚫려 집 안에서도 산의 풍경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열린 공간은 단지 마을로부터 열린 것이 아니라 2층과 공유하는 천고의 개방감을 통해 바깥 풍경으로 실내를 열어 외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나 가구가 거의 없이 텅 비어 위아래 사방으로 확장되는 공간 덕에 집 안 어떤 곳이든 점유할 수 있는 사람들은 빛과 바람 등 주변 환경에 관한 일상적인 경험을 매우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2층에 올라가도 가구가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다이닝룸의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소파와 테이블이 2층의 거실 공간을 거의 차지하긴 하지만 이게 다다. 부엌으로 연결되는 벽은 수납공간을 모두 붙박이로 두어 따로 가구가 없어도 되도록 설계했다. 2층 거실 옆 다다미방에는 옷장 대신 벽장이 들어가 있고, 침대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뉴타운 하우스 가운데에서도 색다른 새 집을 지었다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이름인 ‘뉴타운하우스’는 집의 공간을 재정렬하고 재구성하여 사람, 집, 뉴타운과 풍경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냈다. ‘뉴타운하우스’는 현관 거실, 부엌, 그리고 각각의 방으로 이어지는 뻔한 공간을 벗고 새 집에 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패턴을 만들어줄 것이다. 그 와중에 덜렁 집만, 아니면 겨우 책장과 붙박이장만 짓는 것이 아니라 가구까지 고려한 집을 지었다는 것, 공간에는 꼭 가구다운 가구가 있어야 한다는 환상을 깼다는 점이 흥미롭다. 뉴타운하우스의 집은 마루가 침대며 소파, 책상이고, 천장과 창은 자연과 하늘이 되는 그런 집이다.

 



히로토 가와구치, 코헤이 유카와 | 오사카 출생으로 오사카시립대 주거환경학과를 졸업한 히로토와 교토대학 공학부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한 코헤이는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 전공을 함께 수학하고 수료했다. 함께 다케나카 오사카 본사 설계부에 입사해 건축 설계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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