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틱가구가 전하는 반포 아파트

Interior / 백홍기 기자 / 2018-05-16 20: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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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아하는 가구는 전통, 앤티크, 인더스트리얼, 북유럽 가구 등 다양하다. 그래도 좋은 가구란 이야기가 있는 가구일 것이다. 특히, 가족의 추억이 더해진 이야기라면 그건 이미 가구가 아니다. 추억이고, 이야기의 주체가 된다.


어느 날 김 씨(40)의 친정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어릴 땐 엄마와 영원한 시간 안에서 살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한참 흘러 그녀에게 전한 소식은 당신의 시간이 멈추기 전에 가구를 정리한다는 내용이었다. 개중엔 엄마의 엄마가 사용하던 문갑도 있었다. 가구를 좋아했던 엄마가 하나둘 장만한 가구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윤기가 흘렀다. 매일 가구를 닦던 친정엄마의 손길은 추억으로 남고 이젠 그녀의 몫이 됐다. 


아이는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서인지, 그녀도 어느덧 가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 새것보단 고가구를 좋아하는 이유도 시간이 흘러 나름의 이야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서다. 그녀는 “콘솔을 볼 때마다 고등학생 때 부모님이 어렵게 비용을 마련해 가구점에서 샀던 날과 당시의 모습, 부모님이 가구점 주인과 주고받던 이야기가 떠오른다”고 한다.


가구는 집안의 역사가 된다



“가장 아끼는 문갑은 친할머니가 사용하시던 가구에요. 엄마가 물려받을 땐 빨간색 칠이 돼 있던 건데, 어디서 벗겨냈는지 지금은 멋진 전통 가구의 모습을 찾았어요. 문갑을 볼 때마다 친할머니 생각이 나고 저를 얼마나 예뻐하셨는지 기억납니다. 아쉬운 건 문갑을 둘 적당한 공간이 없어 일단 안방 드레스룸 옆에 둬 잘 보이지 않는 거예요.”

 


부부는 살면서 닮는다고, 남편 역시 고가구를 좋아한다. 침대, 콘솔, 화장대는 김 씨가 결혼 때 장만한 것이다. 그 당시에도 유행하는 스타일의 가구보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싫증나지 않는 가구를 찾으려 발품 팔아 마련한 것들이다. 서재 책상과 주방의 스탠드 조명은 2년 전 미국에 거주할 때 남편과 함께 찾아냈다. 남편이 아끼는 서재 책상은 당시 고가구점에서 할인판매 하는 것을 운 좋게 알아봤다. 부부는 책상을 보는 동시에 “사자!”라고 외쳤다.


사용자 성향을 반영해야 좋은 공간



공간에 가구를 들일 때 분위기가 어울려야 따로 노는 느낌이 없다. 리모델링을 앞두고 김 씨는 ‘주택생각공이일일’ 이윤정 디자이너에게 요구한 건 클래식한 느낌의 공간, 전체 분위기와 색감을 이용한 공간의 균형이었다. 클러이언트와 논의한 후 공간을 풀어낸 이윤정 디자이너는 “앤티크가구와 어울리는 클래식한 느낌의 유럽 주거 콘셉트로 계획했다”며 “각 공간은 벽의 색상을 다르게 표현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천장이 낮아 다소 답답해 보이던 거실은 노출 천장으로 하고 깔끔하게 마감처리 해 공간감을 확보하면서 분위기는 한결 밝아졌다. 거실 벽면은 기존 대리석 느낌을 살리면서 몰딩으로 시각적 포인트를 줬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조명이라며, 각 방 성격에 맞는 조명을 찾아 위치와 조도, 색을 설정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공간 연출에 관심이 많은 김 씨는 어떤 장소에 가더라도 그 공간을 어떻게 꾸몄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그녀가 특히, 좋아하는 공간은 프렌차이즈 카페처럼 똑같이 찍어내는 것보다 주인의 성향이나 살아온 흔적이 보이는 공간이다. 그녀는 “공간이라는 것은 사용하는 사람의 성향을 반영했을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가구 역시 사용할 사람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남편의 서재도 그렇게 계획했다. 음악, 갤러리 풍의 선반, 약간 오래된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책상 등 전적으로 남편 성향을 고려해 인테리어와 가구를 배치했다.

 


우리는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산 하면, 대부분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건 심리적 가치다. 심리적 가치는 닳지도 줄지도 않는다. 오로지 쌓이기만 할 뿐이다.

 

자료제공 : 주택생각공이일일 디렉터 구자승 | 디자인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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