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환경을 고려한 영국의 건축

Architecture / 글 Ruth Slavid | 사진 Studio Octop 기자 / 2018-07-20 18: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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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시골마을에 세워진 이 집은 얼핏 보기엔 너무 소박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매우 현명한 공간창조의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사방은 막혀있으나 단절되지 않으며, 내부는 시원하게 높은 더블하이트(double-height) 공간에 채광이 훌륭하다. 전통적인 재료들만을 가지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활용해 지은 이 집은 스튜디오 옥토피가 설계한 것으로, 보면 볼수록 외유내강의 미덕을 드러내는 건축물의 백미다.

 

이 집은 중세시대 이래 전통 직물 제조를 해왔던 윌트셔의 칸이라는 마을에 지어졌다. 건축주가 런던에서 이곳으로 이사하기로 했을 때, 마을의 옛 중심가 근처 1등급 건물 뒤에 있던 부지를 발견했다. (1등급이란 영국의 오래된 건물들에 대한 보존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말한다.) 마을의 중심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텃밭이었던 대지는 건물들에 완전히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되어 있었다. 토착적 스타일의 시골 별장이어야 건축허가가 나는 곳이지만, 건축주는 좀 더 현대적인 스타일을 원했다.

건축가는 중심 마당 디자인을 사과를 따서 담아두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커다란 사과 바구니에서 착안했다. 건축주는 일과 생활 그리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서도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기를 갈망했다. 여자 주인은 자신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라 거동에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의 디자인이 휠체어 사용 여부에 구속되지 않기를 바랐다. 

 


이 집은 중세시대 이래 전통 직물 제조를 해왔던 윌트셔의 칸이라는 마을에 지어졌다. 건축주가 런던에서 이곳으로 이사하기로 했을 때, 마을의 옛 중심가 근처 1등급 건물 뒤에 있던 부지를 발견했다. (1등급이란 영국의 오래된 건물들에 대한 보존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을 말한다.) 마을의 중심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텃밭이었던 대지는 건물들에 완전히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되어 있었다. 토착적 스타일의 시골 별장이어야 건축허가가 나는 곳이지만, 건축주는 좀 더 현대적인 스타일을 원했다.

건축가는 중심 마당 디자인을 사과를 따서 담아두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커다란 사과 바구니에서 착안했다. 건축주는 일과 생활 그리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서도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기를 갈망했다. 여자 주인은 자신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라 거동에 불편을 주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의 디자인이 휠체어 사용 여부에 구속되지 않기를 바랐다.

편리함과 여유 그리고 특별함이 공존하는 집



가문비나무로 감싼 외벽 구조에는 여닫이창을 달았다. 강철을 목재에 부착하여 창틀 없이 판유리로 된 창문을 만들었는데 이로 인해 한껏 열려있는 느낌을 준다. 어떤 창문에는 외부 덧문을 달기도 했는데 이 역시 유럽산 밤나무로 만들었다. 이 창문들은 빛에 노출되어 있고, 덧문 때문에 안쪽으로 열린다.

다른 목재가 쓰인 곳은 마당의 데크 부분이다. 건축가는 이 부분에도 밤나무를 사용하고 싶었겠지만 사용 확약을 받지 못해서 대신 오크를 사용했다. 데크의 중앙에 심어놓은 나무는 과일 나무다. 이 부지에 예전에는 과수원이 있었음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이다. 건물은 평지붕을 했으며 이 지붕에 초록 잔디 떼를 심었는데, 새로운 집의 녹음을 회복시키는 역할도 하고 기온과 빗물을 조절하여 환경적 이득을 주는 역할도 한다. 벽의 꼭대기에는 함석을 씌움으로써, 다소 소탈한 다른 재료들과 보기 좋은 대조를 이루면서도 깔끔해 보이게끔 했다. 집의 다른 부분이 그러하듯 이 역시 충분한 심사숙고와 신중한 설계과정을 거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저 재료들을 ‘적당히’ 짜깁기만 한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집은 단열처리가 잘 되어 있으며 바닥 난방장치와 공기열원히트 펌프가 있다. 이는 영국의 친환경 건물 지수를 나타내는 ‘Code for Sustainable Homes’의 레벨4 점수에 해당된다. 평가 등급은 1부터 6까지이며, 9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한다. 9가지에는 에너지와 CO2 배출, 물, 재료, 지표수 유실, 폐기물, 오염, 건강과 웰빙, 관리, 그리고 생태가 있다.

레벨4는 건축법규가 요구하는 것보다 25% 나은 정도에 해당된다. 레벨5는 100% 나은 것이며, 레벨6은 탄소배출량이 0임을 뜻한다. 스튜디오 옥토피의 디자이너 제임스 로우는 오차드 하우스 정도면 레벨5도 얼마든지 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예컨대 자전거 주차공간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기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거주자가 휠체어 사용자인데 자전거가 왜 필요하겠는가?) 그보다는 계약자가 이를 증명하기 위한 성가신 문서작업에 매달리고 싶지 않아했다. 예를 들어 건축과정에서 파헤친 흙을 이 지역 농부에게 팔았고 농부는 그 흙을 걸러 표토로 팔았는데, 이런 것을 기록으로 남기지도 않았기에 점수를 매기기도 애매했던 것이다.



이 집은 의심의 여지없는 환경 친화적 가옥이다. 주위와 잘 어울릴뿐더러 절제된 방식에 의해 주변 환경의 가치마저 높여준다. 사용된 재료는 소박하며, 특히 내부에서는 바닥의 회색 세라믹 타일과 흰 회반죽 그리고 목재 이외의 재료는 거의 볼 수 없다. 벽난로 아래 선반의 저장 공간이라든가, 침실로 향하는 널찍한 복도를 따라 이어져 있는 책꽂이 같은 부분들에선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이 집은 건축주가 자신의 개성을 색칠할 수 있는 하얀 캔버스와도 같다. 제임스 로우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작업의대부분은 실질적인 것에 토대를 두고 있어요. 건축주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주할 수 있게끔 해주는 건축적 제스처를 사용하는 것이죠.” 오차드 하우스는 그 안에 살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집임이 틀림없다.

 

Ruth Slavid | 런던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건축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이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금속공학과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녀는 15년간 에서 에디터로 근무했다. 2008년 프리랜서로 전향 후 건축과 관련된 여러 매체에서 활발한 집필활동을 펼쳐왔다. 주요 저서로는 로렌스 킹 출판사의 와 팀버R&D협회의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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