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리사이클 그리고 업사이클

Interior / 빅희령 / 2018-08-17 16: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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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50년에서 100년 이상 지난 빈티지 리사이클 티크(VintageRecycle Teak)는 건축물의 재료였던 세월을 지나 최근 빈티지 목재로 인테리어와 가구 등에 활용되며 새로운 운명을 걷고 있다. 티크는 목재 자체로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신축이 적고 단단하여 휘거나 뒤틀림 혹은 갈라짐이 적다. 유분을 함유하고 있어 철에 의한 부식에도 강하며 병충해를 입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래서 티크는 고급 가구를 제작하거나 인테리어와 공예에 사용되고 있으며 각종 선박을 제작하는 목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United Tannery & Boot Factory Refurbishment


이러한 티크가 단순히 목재로서의 세월을 지나 고재, 빈티지 리사이클 티크가 되었을 때, 오랜 세월동안 자연 건조되며 함수율, 즉 수분을 함유한 비율은 극히 낮아지고 경도는 더욱 강해지게 된다. 그 세월의 흔적은 막 제재한 목재의 하얗고 반짝이는 속살과 달리 티크만의 고유한 색과 무늬로 더욱 아름답게 물들인다. 자연스러운 빈티지 목재의 컬러와 질감은 인테리어 디자인에 한결 유니크한 느낌을 더한다.

화석과도 같은 오리지널 빈티지 리사이클 티크는 그 가치를 알고 빈티지 우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등지의 빈티지 목재, 특히 빈티지 티크 목재의 반출이 어려워 그만큼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복고에 대한 향수와 낡고 오래된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미학이 유행처럼 번지며 불어온 빈티지 열풍으로 빈티지 목재와 고재를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고재 시장에서 발견한 문짝. 테이블 상판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재의 생명은 나무이다. 무턱대고 오래된 나무를 좋은 고재로 치진 않는다. 나무의 종류, 생산된 지역, 어떤 집에 사용된 나무인가 등이 고재 가구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양반가의 한옥에 사용되었는지, 가난한 집에 사용되었는지도 고재의 판단 기준이 된다. 양반가의 집은 좋은 나무를 엄선해 솜씨 좋은 목수가 견고하게 지었기 때문에 세월이 흘러도 나무의 변형이 적다. 반면 일반 한옥에 사용된 나무는 좀이 슬거나 나무가 심하게 뒤틀린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흠집이 많은 나무는 좋은 고재가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눈으로 보아서는 좋은 고재를 고를 수 없으므로 어떤 나무인지, 어느 지방의 어느 집에서 뜯어낸 고재인지를 물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나무로 만든 물건들은 세월이 지나고 손때가 묻으면 그에 비례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다. 옛 가구는 늘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잘 만들어진 오래된 나무 책상 위에 팔이 닿으면 마치 내가 그 시대 사람인 것처럼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오래된 가구는 멋진 인테리어 소품인 동시에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유행에 민감한 요즘이지만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을 간직한 빈티지 가구를 옆에 두고 오래 본다면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재로 만든 가구들 


고벽돌은 오래된 히스토릭한 이미지를, 그레이 톤과 브라운 톤이 섞인 화산재 느낌의 에폭시 바닥은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코너마다 놓인 큰 나무와 노출 천장, 고재를 사용한 벽 마감은 뉴욕 스타일을 대변한다. 세심하게 관찰해보면 더욱 눈여겨볼 요소들이 많다. 그레이 톤의 에폭시 바닥에 브라운 톤을 입혀 세월의 흔적을 더한 듯 효과를 주었고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만든 가벽이나 빈티지하게 얼룩진 스틸 가벽에 희끗희끗한 스텐실 처리를 해 올드한 느낌을 강조했다. 메인 조명 외에도 샹들리에 촛대 등 서브 조명을 많이 사용했는데 다양한 콘셉트의 조명과 벽 선반의 간접 조명을 활용해 공간에 모던한 느낌을 은근하게 녹여냈다.

 


빈티지한 감성으로 인테리어를 한 Cerative Alliance Cafe 외부와 내부 모습

 

뉴욕의 길을 걷다 보면 버려진 목재나 팔레트, 스크랩 우드 등을 못질하고 색을 입혀 새롭게 재탄생한 물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뉴욕을 올드하면서도 핫한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이러한 작업을 이라고 한다.

‘업사이클(Recycle+Design=Upcycle)’은 에코와 함께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다. 업사이클은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디자인을 더한 재사용을 뜻한다. 이런 작업만을 하는 신진 디자이너 그룹이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에서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기기 같은 도구들뿐만 아니라 공간까지 기계적으로 모던하기만 한 현대 사회의 빠른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목 통나무 원목으로 만든 테이블이다. 중간의 갈라진 부분이 멋스럽고 나비 목장식을 박아 더 이상 갈라짐을 방,지 내한추럴한 느낌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대중문화에도 복고가 유행하듯이 공간을 연출하는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상당히 복고가 유행하고 있다. 물론 이 복고는 옛 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방이 아니다. 옛 것과 현대의 것을 절묘하게 믹스매치 시킬 때 복고도 이 시대, 기계적인 사회에 지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하나의 코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처럼 고재는 우리에게 마치 시간 여행을 통해 내가 과거 유럽의, 혹은 뉴욕의 어느 한 공간에 들어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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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령: 독일 Karlsruhe 공과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건축가 김원의 회사 ‘광장’에 입사하여 2002년 초까지 근무했고 2002년 2월부터 ‘신도 건축사 사무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건축사무소 ‘m. a. r. u. + a2’의 파트너 건축가로 건축설계와 실내설계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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