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가구디자이너 이채영, ‘시간 팩토리’를 위한 행동하는 가구

공예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1-01-06 15: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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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팩토리를 과정화한 가구
카빙과 에보나이징 기법의 이면성 표현
'2020공예트렌드페어' 대학부 최우수상 수상
▲ '행동하는 시간' 시리즈 가구

 

홍익대학교 목조형과를 졸업한 가구 디자이너 이채영의 졸업작 ‘행동하는 시간’ 시리즈는 ‘2020 공예트렌드페어’에서 대학부 작품상을 받으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카빙과 에보나이징 기법을 구사한 그의 가구는 간결한 외형 너머에 ‘작업’ 그 자체에 방점을 둔 작가주의가 숨어 있다.

이채영은 “어떤 것의 결과나 완성보다 그것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의 가치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바다에 이르기까지의 강물의 생태적 변화의 시간을 톺아보는 체험을 중요시 했다는 의미다.
 

▲ 행동하는 시간 no. 20-2

 

▲ 행동하는 시간 no. 20-3

 

▲ 행동하는 시간 no. 20-4


모든 결과물에는 과정의 구조적 시간이 여뭄이 존재하는 것인데 그 부분의 간과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것은, 작가적 관점과 함께 공예의 장인적 태도가 공존했음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시각적, 촉각적 순간이 점철되는 카빙 기법과 중첩을 통해 완성되는 에보나이징 과정을 테마로 삼은 이유는 마치 신생아가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시간 팩토리에 집착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채영에게 시간 팩토리 과정은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위 그 자체가 존중과 경의의 대상이다. 이는 존재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종교적 수행과 같은 것으로 오브제 작가에게 있어 사물의 성장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기 연마를 위한 수행의 시간이다.


▲ 카빙과 에보나이징 기법으로 마감.


가구 오브제가 실용적 목적을 넘어 작가 의식으로 전이하려면 ‘추상(抽象)’을 전제 할 수밖에 없다. 사물과 개념에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추상은, 물질적 대상을 앞에 두고 작가의 이념과 감각을 근거로 부단한 의미화 작업을 통해 구할 수 있다.

비치목에 화사한 윤(潤)의 에보나이징 먹과 조각도로 엠보싱한 벤치와 스툴은 공예에 있어 전혀 새로운 기법은 아니다. 하지만 형식에 관계없이 그만의 생태적 경험을 전면에 드러나게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굳이 가구로서의 결과만으로도 초보 작가의 목적을 이루고도 남는데 그보다 과정의 시간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매우 진지한 태도의 가구 작가로 성장할 기미를 우회적으로 읽을 수 있다.

 

▲ 018 series 

▲ 일상을 위한 작은 기물 

 

▲ 일상을 위한 작은 기물


가구디자이너 이채영에게 2021년은 작가 데뷔 원년이다. 대학 4년의 시간이 그에게 어떤 내면화를 불러일으켰는지는 차차 두고 볼 일이지만, 최근 공모전에서 수강을 하는 등 개봉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예 가구작가다.

이채영 가구의 ‘시간 팩토리’는 결국, 결과물에서 그 의도가 잘 드리워져야 한다. 과정의 체험은 굳이 설명이 없더라도 완성작이 온전히 그것을 대신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련의 뿌리에는 대상을 통해 스스로가 순수해지려는 그만의 기질이 잉태해 있다.


▲ 신예 가구디자이너 이채영

이채영의 순수함이 맥락을 상실한 사전적 의미에 한정되지 않고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을 때 과정은 과정이 아닌,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창고가 아닌 가치의 역할로 재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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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san347님 2021-01-17 15:27:20
담백한 작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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