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 위에 지은 액자주택, 히데그 하우스(Hideg House)

건축 / 송은정 기자 / 2019-08-23 12: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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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쾨세그 지역
검은색 낙엽송 패널사용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
자연을 누리는 호사로움

 

비와 바람에 제멋대로 깎이고 무뎌진 무성한 돌무더기 위에 히데그 부부가 둥지를 틀었다. 헝가리의 쾨세그 지역 외곽, 자연이 만들어낸 조각 같은 절벽과 울창한 산림의 한가운데 부부의 이름을 딴 별장이 무심히 들어앉았다.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전 세계의 수많은 개인별장 가운데서도 ‘히데그 하우스(Hideg House)’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채석장이었던 이곳에 별장을 짓기로 다짐한 부부의 발상부터가 그러하다. 더 놀라운 것은 제 몸에 꼭 들어맞는 맞춤옷을 주문하듯,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을 정확히 반영한 별장을 짓기 위해 부부가 직접 시공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무려 3여 년 동안 현장에 머물며 부부는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 널려 있는 돌들을 옮기는 작업부터 가구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참여했다. 집을 향한 건축주의 헌신과 고집스러운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도로에서 약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 이곳을 부지로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계절 내내 충분한 햇살을 누리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절벽과 최대한 가까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건물의 북향은 절벽의 바위와 거의 근접해 있으며 바닥면은 지면에서 몇 발자국 높이만큼 붕 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자연광과 전망은 집을 설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자연의 색이 물드는 공간

가로로 기다랗게 뻗은 직사각형의 단순한 건물 구조는 주변의 나무와 숲, 바위와 모나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빈틈없이 외벽을 두르고 있는 검은색 낙엽송 패널은 직선 형태의 디자인과 결합해 세련돼 보이지만 은연중에 풍기는 차가운 뉘앙스를 피하기는 어렵다. 이때 바위의 자연스러운 굴곡은 건물의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외벽은 동일한 소재의 낙엽송을 사용했지만 샌딩 작업을 통해 고유의 색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야말로 ‘같은 옷, 다른 느낌’이다.

 

 

 

한편, 건물은 쾨세그 지역의 다양한 기후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별장을 쉽고 간편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부에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과 급속도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을 대비해 고도의 기술과 생태적 해결방식이 결합됐다. 이에 에너지소비량을 최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건물의 유지비용 역시 합리적인 선에 맞출 수 있었다.

공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거실과 부엌, 침실, 사우나 시설이 딸린 욕실을 포함한 주거공간과 독립되어 떨어져 있는 게스트룸, 두 공간 사이를 잇는 테라스가 그것이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자연경관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테라스야말로 히데그 하우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테라스라는 개방된 공간을 통해 견고하게 짜인 직각의 건물에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숨구멍을 텄다.
 

 

 

 

 

 

외관만큼이나 실내 인테리어 역시 단순하기 그지없다. 내부 전체를 흰색 톤으로 통일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나무의 싱싱한 녹음, 바람결에 흔들리는 자연광선, 하늘의 변화무쌍한 색이 집 내부의 바닥과 벽에 고스란히 물들기 때문이다. 통유리창 너머로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파에 편안히 누워 누리는 호사만큼은 아니지만,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불현 듯 찾아오는 소소한 행복을 히데그 하우스는 선사한다. 바로 ‘살아 있는 액자’다.

자연 그대로를 포착해 고스란히 담아낸 이 놀라운 액자는 공간의 틈새를 메꾼 작고 기다란 유리창이다. 계절의 변화, 혹은 오전과 오후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액자 속 이미지는 매순간 얼굴을 달리한다. 이러한 공간에서라면 하루의 절반을 창밖을 응시하는 데 사용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터다.

Photo by Tamas Bujnovsz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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