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예가 신영아, 일상을 위한 심미적 공예

공예 / 편집국 / 2019-01-05 1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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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 이 시대 공예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신영아는 목선반으로 깎은 나무 블록과 금속을 결합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쓸모를 창조한다. 그의 작품은 쓸모를 전제로 만들어지는 공예적 실용성과 오브제의 작품성을 동시에 가진다.



뼈대 있는 친구들 시리즈의 콘셉트가 궁금하다.
뼈대 있는 친구들 시리즈는 우리나라 전통 석탑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금속 봉에 블록들을 끼우는 방식이다. 모든 블록이 서로 호환되어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록을 이동시켜 티라이트 캔들 홀더로 사용하거나, 유리관을 꽂아 한 송이 꽃병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점점은 가장 미니멀한 상품으로 연필꽂이, 디퓨저 홀더, 미니화병, 티라이트 촛대, 문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장식적 오브제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오래도록 같이 할 수 있는 쓰임새를 고려했다.

형태를 구성하는 방식은.
보통 아이디어 스케치 후 나무를 깎기 시작하는데, 깎는 과정 중에 처음의 스케치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입체로 제작되었을 때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깎아가면서 여러 각도에서 괜찮은 형태를 고려한다. 또한 형태가 색과 결합되었을 때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배색을 강조하거나, 색보다는 형태를 강조하거나 하는 의도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형태를 만든다.  

 


컬러 구성 방식은.
나무의 기본 색감과 결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현재 작업에서는 색감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무의 물성에 색상을 더함으로써 더 풍부하고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성 도색을 기본으로, 수성 페인트, 스프레이, 아크릴 페인트 등을 사용한다. 하도제로 기초 작업 후 채색을 진행하며, 선명한 색상을 위해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두세 번 거친 후에 마감제를 더한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색을 써 표현이 현란해지는 것은 피한다. 또 모두 강한 색상들을 사용하기보다는 기본 배색을 정하고, 배색과 어우러지는 색상들을 추가한다. 예를 들어 주황과 녹색의 배색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 배색을 기본으로 깔고, 그것과 어우러지는 무채색, 채도가 낮은 녹색, 혹은 붉은 계통의 색상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기능과 오브제의 역할 중 작가가 더 선호하는 지점이 있다면.
작가의 입장이라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더 부여할 수 있는 오브제로서의 역할에 더 끌리겠지만, 구매자의 입장이라면 기능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둘의 균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양화와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목선반 공예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가다 보니 현재는 목선반 작업을 하고 있지만, 회화, 애니메이션, 목선반 작업이 많이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모두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회화작업이 원래 재료나 매체, 방식에 제한이 없다보니 영상에 관심이 갔고, 영상은 결국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졌다.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스톱 모션(stop motion)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puppet(꼭두각시 인형)을 좋아해서 puppet making 수업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목선반을 접하게 되었고, 그 후 puppet뿐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목선반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목선반에 빠져들게 되었다.


순수미술과 공예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사회통념상 공예는 실용성을 전제로 한 목적성의 작업인 반면, 순수미술은 작가의 사유를 주제로 한 심미성의 작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순수미술은 대중의 호불호를 감안하지 않고 무작위의 다수를 상대로 작가의 생각이나 사고를 담아내는 작업인데 반해, 공예는 특정 구매자 즉, 그것을 사용하는 작위의 특정인을 고려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순수미술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공예는 ‘무엇’보다는 ‘어떻게’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기능적인 숙련도도 순수미술에 비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는 것 같다. 반면에 공통점은 두 장르 모두 인간의 생각과 육체적인 노동이 들어간다는 점이라 본다. 개인적으로 순수미술이나 공예의 경계는 많이 모호해지고 허물어졌다고 생각한다. 짧은 소견으로는 순수미술이나 공예나 결국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로 귀결되는 것 같다. 표현 방법의 차이일 뿐, 모든 것이 심미라는 단어로 통합되어 있는 듯하다.  

 

 


KCDF의 공예상품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과는.
처음에는 정부지원사업에 대해 그다지 긍정 마인드는 아니었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사업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마지막 인사말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프로젝트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고마운 건 나인데, 역으로 감사인사를 받게 되니, 더 감사하게 다가왔다. 좋았던 첫인상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 작업에 대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즐거웠다. 특히, 멘토님들이나 KCDF 관계자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덕분에 지속 가능한 공예가로서의 삶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상품을 개발한다는 목적성이 뚜렷한 사업이었기에 작품과 상품의 차이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서 공예숍들과도 연결될 수 있었고, 브랜드 이미지의 필요성, 행사장 디스플레이의 중요성도 인지하게 되었으며, 소소하게는 코엑스 행사장에 트럭이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개인의 영역에 머물렀던 작업들이 사회로 나가는 첫발을 디딜 수 있게 도와준 프로젝트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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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공예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은 상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매력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 주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예품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도 하지만, 생활 속 공간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야 진정한 빛을 발할 수 있기에, 공간 안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시각적인 요소들을 함께 제공할 수 있다면 대중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이미지를 활용한 홍보가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목선반 공예의 매력을 꼽는다면.
결과물만큼이나 과정도 매력적인 작업이다. 선반에 나무를 물리고 돌리다보면 아무 생각 없이 몰두하게 된다. 목선반 작업 자체만으로도 완성된 오브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조각의 기초 작업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목가구 제작에서도 나름의 역할이 있으며, 도자기나 금속과 같은 다른 공예작업들과 연결하여 더 확장된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 김잔듸(516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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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아 l 경희대학교 미술교육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영국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에서 애니메이션전공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7년 KCDF에서 주관하는 스타상품개발 대상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에는 스타상품개발 후속지원사업 작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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