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아티스트 다케시 마키야 : 아이, 여정의 마지막

Art / 배우리 기자 / 2018-03-01 10: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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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의 작가는 아이를 바라본다. 엄밀히 말하면 아이였던 자신의 모습을 되‘새겨’본다.

전시장에 작은 조각들이 불쑥 불쑥 솟아있다. 기억이 솟아나는 방식과도 같이, 바닥 여기저기에, 천장 가까운 벽에, 바닥 가까운 벽에 문득 문득. 49세 작가의 머릿속에서 발굴해낸 어린 시절의 이미지들은 세월의 흔적을 입은 것처럼 약간은 바라고, 약간은 거칠다. 완벽한 형상의 고화질이 아니라, 어느 정도 무뎌진 모습으로 재현됐다.


회화 작업을 하던 다케시 마키야는 자신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다가 오브제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난감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치유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어떤 도덕이나 관례가 몸에 묻기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만든 장난감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작가는 바닷가나 주변 공사장, 혹은 버려진 가구에서 주운 나무들에 생각나는 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조각했다.  

 

푹푹 깎아 들어간 자신과 할머니,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젯소로 밑 작업을 하고 컬러링을 몇 번씩 반복하는 동안 어린 시절은 몇 가지 에피소드로 서서히 완성된다. 다 큰 어른으로서는 말할 수도, 드러낼 수도 없는 야릇하고 선명한 기억들(‘치루코’), 과 뾰로통한 감정들(‘나 아니야’), 그리고 낯설었던 늙음(‘생각하는 머리’) 같은 것들을 그는 어린 시절의 눈을 빌어 ‘천진한 척’ 회상하고 있다. 그가 만든 장난감은 천진함을 되찾아주는,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그때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그만의 타임머신이다.


그런데 그가 마주하는 것은 막상 아이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이다. 거친 조각칼의 흔적 대신 구멍을 몸에 안은 조각들이 있다. 동그라미는 씻고 남은 물방울이다. 이상하게 씻을수록 그의 몸은 까매지고 얼굴은 더 낯설어진다. 장난감을 아무리 가지고 놀아도 벗어날 수 없는 어른의 세계. 그의 작품이 아무리 유머러스하고 귀엽다고 할지라도 그의 고뇌를 알아차릴 수밖에 없는 특유의 잿빛 친구들을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
이 괴리 속에서도 작가는 묵묵히 아이를 향해 가고 있다. 그의 미래는 ‘척’이 아닌 완전한 미소를 짓는 아이일 것이다. 그 미래는 이미 나왔다. 후광 대신 커다란 이파리를 짊어진 꼬마 ‘달마’로.
(사진 자료제공 갤러리 담)

다케시 마키야 | 마키야는 오사카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였고, 회화 작업을 하다가 오브제 작업으로 전향했다. 하지만 그의 조각에는 여전히 회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근 갤러리 담에서 20번째 개인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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