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편리함과 주택의 독자성을 조화시킨 ‘대구 가창주택’

건축 / 장상길 기자 / 2019-04-11 06: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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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의 효율적 안배 건축
채광과 간결함을 담은 보이드 디자인
건축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주택

 

 

2016년에 지은 가창주택은 대구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산과 작은 개울이 있는 이 지역은 주택과 작은 단지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조금씩 마을의 풍경을 이루어가고 있는 곳이다. 초등학교 자녀들을 둔 젊은 부부는 아파트의 획일적인 삶을 변화시키고자 개인주택 생활을 계획했다. 건축주는 자연발생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않은 무분별하게 개발된 주택부지들 중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곳에 땅을 마련하고 설계를 의뢰했다.

건축주는 ‘프라이버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폐쇄적이고 외부접근이 현관으로만 이루어져야 하고, 밝은집이면서, 실내는 갤러리 느낌의 주택이어야 한다. 또 어디서든 아이들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복잡한 구조가 아아니면서, 겨울에 춥지 않아야 하고, 마당 관리 못하니 조경설치 하지 않을 것이고 각 방은 작아도 상관없으나 다른 모든 실들은 크고 쾌적해야 한다. 아이들 물놀이 가능한 목욕탕 같은 큰 욕조가 필요하고 천정은 아파트보다 높고 외부 창고 공간 확보할 것'을 원했다.

 


 

의뢰를 받은 이상원 건축가는 쉬운 것 같으면서도 매우 까다로운 건축주의 요구를 도면 위에 하나하나 입히기 시작했다. 먼저 주변 경관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개별공간의 구성과 배치에 신경을 썼다. 또한 일체의 접근을 꺼려하는 건축주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대지의 형상을 외부로부터 감싼 ‘ㄷ’자 형태가 되도록 하였다. 기능에 맞는 실의 개수와 크기들을 정하고 각 실들은 보이드 된 거실을 통해 각 기능들이 하나로 통합되도록 하였다. 이는 가족들이 어디에서나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적 특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공간을 통해 충분한 채광이 이루어지면서 프라이버시한 외부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거실, 식당, 게스트룸과 연계된 안마당을 두어 가족의 휴식 및 외부활동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구축된 형태는 대지의 형상 조건에 충실하였으며 버려진 공간이 없음과 동시에 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당공간을 원하는 건축주의 요구에 상응했다.

 

 

장식과 디테일은 최대한 배제했고 재료는 단순화했다. 이는 설계 진행 중 늘어난 면적 탓에 한정된 공사비를 맞추기 위한 방안 중에 하나였다. 건축주가 갤러리 느낌의 집을 원했기에 외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재를 사용하고 인테리어에 좀 더 집중하였으며 하나의 재료로 통일 해 공정을 줄였다.



조경은 법정조경만 설치하고 외부바닥은 현무암으로 포장하였다. 거실, 식당, 주방과 연계된 외부공간은 다양한 쓰임이 가능하게 했다. 옥상 계단실 주변으로 목재 데크를 설치해 간단한 파티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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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상원 건축가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면서도 밝은 집을 원했던 건축주의 요구를 어떻게 해결했나.
이 집으로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은 현관이 유일하다. 건물과 담이 없는 서쪽은 5m 정도의 절벽이다. 또 직설적이면서 과하다고 볼 수 있는 2.7m의 높은 담장을 건축주가 선택했다. 
이런 담장과 북, 동측의 막힌 입면 등으로 인한 폐쇄적 공간감을 상쇄하기 위해 남측의 창들을 크게 설계했다. 채광과 조망이 가능한 유일한 향이기에 조금은 과장되었다 볼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주택에서 창의 크기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가급적 주택 창호 사이즈는 작게 설계하는 편이다. 열 손실 방지 측면도 있지만 공사비를 줄이고 또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주택 창호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과감한 차경이 필요하거나 밝고 시원한 개방감을 선호하는 건축주를 만났을 때와 놓치고 싶지 않은 주변 요소가 많을 때에는 큰 창을 과감하게 쓰기도 한다. 
창을 크게 쓸 때도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라는 기준을 정하고 있다. 요즘은 창호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프레임의 두께가 얇아지는 등 시각적 개방감과 마감 품질도 좋아졌다. 이러한 조건들이 창이 커져 생기는 단점들을 조금은 보완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집의 창은 어떤 특징이 있나.
방은 동측에 있어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욕실은 천창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아침에 일어나 방에서 나오면 곧 바로 열린 창들을 통해 마을 풍경과 멀리 자연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많이 생활하는 2층 가족실과 1층 주방 공간은 이 대지에서 유일하게 주변 자연과 접해 있다.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느끼는 주변 정취와 아침의 마을 정경이 뛰어나고 방과 가족실을 이어주는 2층 복도 상부에 천창이 있어 안쪽도 어둡지 않으며 창을 통해 보이는 별 풍경이 뛰어나다.

건축주가 요구한 갤러리 같은 느낌은 어떻게 구현했나. 

 


처음에는 좋아하는 그림 몇 점을 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에서 시작되었다. 전시장처럼 공간 또는 벽체 일부를 하얀 바탕에 못 자국 없이 그림을 걸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주택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장식 몰딩 대신 마이너스 몰딩과 픽쳐 레일을 사용했다. 

아트 월이나 포인트 월처럼 벽체를 장식하는 것은 최대한 배제했다. 특별할 것 없는 디테일이다. 하나의 마감을 집 내부 전체에 사용해 통일감을 주고자 했으며 창이나 가구가 있는 곳을 제외하면 모든 벽이 그림을 걸 수 있는 바탕이 되도록 했다. 
중요한 것은 내부 전체를 하얀색으로 마감하는 것에 대한 건축주의 결정이었다. 어떤 이는 거부감을 가질 만도 하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장식적인 것 보다는 미니멀한 것을 선호해 가능했다. 
일반적 주택보다 높은 층고(1층 3600, 2층 3300), 오픈된 중심공간에서의 공간감, 규모가 큰 각각의 실들, 석고보드 위 페인트를 사용한 통일된 마감과 전 구간 마이너스 몰딩을 사용한 것도 갤러리처럼 인식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마당 조경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
마당 관리가 어려우니 조경은 최소한으로 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법적으로 필요한 최소의 조경을 외부에 배치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처음 건축주는 외부바닥 마감을 아스팔트를 요구했으나 석재로 제안하여 현무암 판석으로 마감했다. 다소 삭막한 풍경의 마당공간이 개인적으론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다. 초기 설계안은 외부와 마당 모두 현재의 모습이 아니었다. 중정과 욕실 등 곳곳에 조경 계획이 있었으나 협의 과정에서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사라졌다. 

 


건축의 외형을 보면 비용이 궁금하다.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면적이 증가했다. 설계와 시공 내내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따르게 했다. 공사비는 한정되어 있고 건축주와 설계자의 욕심이 맞물려 항상 설계시 견적이 예산보다 초과 되는 경우가 많다. 디테일과 재료 변경 등으로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지만 업체가 선정 되고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의 변경은 대응이 쉽지 않다. 가창주택 역시 현장에서 변경된 부분이 많았다.

모든 재료들이 계획했던 것보다 하향되었고. 내부 장식벽, 실내와 욕실의 조경, 붙박이 책장 등을 생략했다. 그런 가운데 외부마감보다는 내부마감에 비중을 두고 재료를 통일해 공정을 줄였다. 또한 설계와 시공단계 모두에서 캐노피, 창 주변 후레싱, 가족실 외부 발코니, 식당 테라스 등 공사비 상승 요소들이 하나씩 삭제되었다. 건축을 표현하는 중요한 디테일 요소들을 없앤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세금, 지열과 태양광을 제외한 전체 공사비는 평당 500만 원 정도다. 


 


건축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쓴 곳은 어느 부분인가.
공정별 공사비 총액으로 보면 구조가 가장 크겠지만 상대적으로 수장공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반적 벽지 마감+노출 몰딩에 비해 마이너스 몰딩과 석고보드 위 퍼티+페인트 작업은 품이 많이 들어가고 소위 말하는 손이 좋은 작업자가 들어오면 단가가 좀 더 올라간다. 전체 80평인 이 주택의 벽체와 천정 마감 면적이 상당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당히 들었다. 


대지의 형태가 마름모꼴로 평범하지 않다. 설계 계획상 어려움은 없었나.
계획 초기 여러 안 중에는 대지 형상과는 무관하게 직각 형태의 안도 있었다. 설계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선을 맞추고 직각과 반듯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예각이나 둔각이 만나는 접점에서 풀기 어려운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1안으로 밀었던 계획에 더 마음이 있었지만 건축주는 현재의 안을 선택했다. 남측 건물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대지의 형태를 따라 가족실과 식당이 마을 조망의 방향성을 가지며, 어중간한 크기의 두 개의 외부 공간 대신 하나의 마당에 집중한 계획안이었다.



건축주의 조건 외에, 건축가 입장에서 더 보탠 개념은 무엇인가.
거창한 건축적 개념의 이야기보다 소소한 일례를 들자면, 부모와 아이들 방을 한 공간에 두도록 제안했는데 고민의 시간 없이 바로 수용했던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1층에는 어른들이 사용하는 안방, 2층에는 자녀방이라는 이름으로 구별되게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거의 일반적이라 할 수 있는데 공간의 위계 없이 한 곳에 둔, 어찌 보면 낮선 형태의 제안을 두 아이들과 가까이서 함께 할 수 있다며 좋아하셨다. 더해 방안에 집기와 옷 등 보이는 것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방 입구 양쪽 모두 붙박이장을 둔 것 등이 있겠다. 

실내외가 매우 심플한 구조다. 비용 때문인가.

비용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단순한 박스 형태에 비해 ㄷ자 형태는 외벽 면이 많아져 공사비가 상승한다. 박스 형태 안에서도 내부의 다양한 공간을 구축할 순 있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방향성과 대지 현황 등에 의하여 ㄷ자 형태를 취하게 되었고 재료와 형태, 디테일 등을 최소화 하다 보니 무표정하다 할 정도로 단순해졌다. 그런 점들을 보완하고자 빛에 대한 고민과 수정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내부 공간이 거실 보이드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이런 구조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시원하고 개방된 공간감과 단순하고 명확한 동선이다. 각 실들의 연계성이 좋아져 어디서든 서로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고 집 안의 모든 공간에서 긴밀해진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각 실의 독립성은 떨어진다. 이용하고자 하는 실의 성격에 따라 완전한 구획과 많은 실들의 요구, 개별적 성격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보이드 구조는 맞지 않다. 또한 경계가 모호해 냉난방 시 개별 제어에 불리한 점 등이 있겠다.


실내 공간감이 좋다. 이런 경우 난방비용 같은 에너지 비용은 어떤가.
냉난방과 유지 관리는 우려되었던 점 중에 하나다. 큰 창은 겨울에 유리하지만 여름에는 취약하다. 특히 대구는 여름에 대프리카라라고 비유적으로 부를 만큼 더운 지역이다. 여름에는 직사광선을 막는 길이의 캐노피를 설치하고 천창 일부를 전동식 프로젝트 창으로 하여 열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2층 커튼월에 전동식 블라인드를 계획했으나 외부 쉐이드 설치와 커튼으로 대체되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여름에는 골바람과 산바람 방향으로 난 환기창이 도움이 되고 겨울에는 큰 창으로 들어오는 충분한 햇빛이 실내 온도를 높여준다. 
지열시스템과 태양광, 온수용 가스보일러, 천정형 에어컨을 설치하여 초기비용은 늘었지만 관리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전기는 태양광 설치로 대부분 해소가 되고 보일러 가동을 안 해도 햇빛이 잘 들어 낮에는 실내온도가 26도 가량 된다. 겨울철 관리비가 25만 원 정도라고 들었다.

건축주는 지금 이 집에 대해, 건축가에 대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
준공 이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사실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후 부모님 집에 대한 계획과 다른 건축 상담 건으로 연락이 몇 번 왔었던 것을 통해 평가가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하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평소 집에 대한 개인적인 모토가 있다면.
주택은 지극히 개인적 성격의 건물이다. 공공성도 함께 거론되긴 하지만 그곳에 살고자 하는 사람의 삶과 성향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은 형태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외관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에 사는 사람에 더 중요함을 두고 싶다. 각자가 원하는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좀 더 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두고 그 부분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설문도 준비하고 가급적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또 대지의 조건도 중요 요소 중 하나다. 도로는 어느 방향에 있는지 주변 환경은 어떠한지가 계획에 많은 영향을 준다. 대부분 남향을 선호하며 주택은 더욱 그렇다. 대지를 꼼꼼히 읽으려 계획 단계에서 현장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대지가 가지는 각기 다른 성질과 환경을 바탕으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사용자와 관계자 모두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한다.

건축가 이상원 가와건축과 에스디건축,에스디파트너스건축, ANU건축에서 2002년부터 디자이너 및 프로젝트 매니져로서?다수의 작업을 수행했으며?2016년 GPA건축 대표를 거쳐 2019년 건축사사무소 이상원(理想院)을 창립하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 수행작으로는 사계절출판사 파주사옥, 분당노인종합복지센터, 동원리더스아카데미 증축, 용인 삼계고등학교, 진주혁신도시 오피스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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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위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대지면적 325.00㎡
건축면적 160.67㎡
연면적 262.38㎡
규모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주외장재 스타코플렉스
내부마감벽 석고보드위수성페인트 , 바닥 _ 포쉐린타일
설계 건축사사무소 이상원 https://www.isangwon.com
시공 그리드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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