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엽의 지그재그 소반, 용도의 해학적 해석을 낳다

공예 / 편집부 / 2020-01-27 03: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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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반의 색다른 구조
기능과 오브제의 동시성
전통가구의 재해석

 

조선가구 중에서 일상적 용도와 아름다음을 상징하는 대표적 가구가 소반(小盤)이다.


조선의 3대 소반은 상판의 형식과 다리의 구조에 따라 해주식 소반, 통영식 소반, 나주식 소반으로 나뉜다. 그중에서 임금이 주로 사용한 것은 나주 소반인데 그 이유는 감춰진 기술과 함께 번잡하지 않은 단순한 형식미 때문이다.


소반은 전통기법 그대로 꾸준히 전승되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젊은 공예디자이너들에 의해 형식과 쓰임이 재해석되면서 대중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소반은 다양한 소재와 3D프린팅 등 새로운 제작기법 의해 쓰임보다 쓰임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조형성에 중심을 둔 아트퍼니처 장르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렇듯 제작기법과 표현방식이 매우 다양해지는 가운데 독특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소반이 바로 한동엽 작가의 ‘지그재그’ 소반이다.


현대소반이 조선소반의 정형적 형식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디자인을 구사하듯, 한동엽의 소반 역시 소반의 정체성을 기본으로 원통형 다리구조와 화려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의 소반이 남다른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상판 위의 동적 구조에 있다.

 

 

조선가구의 재현은 전승으로 이어지겠지만, 전통적 측면에서의 조선가구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가질 수밖에 없다. 조선소반이 궁궐이나 상류층이 주 소비처라면, 현대소반은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과 좌식에 따른 쓰임보다 장식적 오브제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제한적 이유가 있다.


한동엽의 지그재그 소반은 상판에 일정한 규격의 홈을 파서 동적 장치를 적용한 것으로 전통가구의 고정적 개념 탈피하면서 해학적 쓰임을 제시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의 소반이 전통소반의 외형적 이미지만을 차용하는 좁은 해석에 머물거나 감성적 느낌만을 담아낸다면, 한동엽의 소반은 현대적 디자인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상판의 용도 변화를 줌으로써 독창적 차별성을 가진 점이다.


 

 

전통공예의 현대화가 어려운 것은 전통성과 현대성의 조화로운 불안전한 안배 때문인데 근본에 충실하면 고전에 머물고, 해석이 지나치면 국적없는 장식품으로 전락해 시장으로부터 냉대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한동엽 작가의 소반이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한 대표작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전통이 현재에 이르러 새로운 존재감으로 재인식되는 단초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앞으로 그의 작업은 가구 전반으로 펼쳐질 것이고 그때마다 용도의 해학적 해석이 어떤 형식으로 발전할지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한동엽 작가의 작업은 주목할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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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엽 미니 인터뷰

 

- 지그재그 소반의 상판 구조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상된 건지.

어머니께서 사용하던 빨래판의 이미지를 전통 소반에 적용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 지그재그 소반이 어떻게 자리매김 하기를 바라나.

V홈 상호간의 겹침 효과로 인해서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 번 제작하면 변형이 힘든 고정적 개념의 가구에서 탈피하여, 취향대로 연출이 가능한 기능성 소반으로 남길 바란다

 

- 전통소반과 지그재그 소반과의 차이점과 동일점은 무엇인가.

처음 제작을 할 때는 전통소반의 원반 형태를 많이 차용하였으며 크기로 또한 참고를 하였다. 시리즈를 확장시켜 나가면서 현대인의 생활양식과 실내공간에 맞춰 크기와 높이의 변화를 주었다. 또한 재료와 마감 부분에서도 수작업을 고집하지 않고 기계 가공을 활용하고자 했으며, 스틸, 페인트 등 다양한 재료를 응용했다.

 

- 앞으로 지그재그 형식은 다른 가구에 어떤 식으로 적용되어 발전할지 궁금하다.

현재까지의 지그재그 소반은 상판에 v형태 모양의 홈을 일괄적으로 적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판에 적용되는 홈의 모양을 다양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품목의 가구에 확장할 계획이다.

 

 

한동엽 :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가구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9청주국제공모전과 경기가구우수디자인 공모전에서 입선한 경력이 있고, 3회의 개인전과 십여 차례 단체전을 가진 바 있다. 현재는 개인 작업과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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