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아티스트 '츠보타 마사유키', 공간 속에서 진동하다

아트 / 전미희 기자 / 2020-09-07 0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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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형태의 울림으로 관람객에게 말을 건네
목재의물성을 역설적 표현



자신 소개를 부탁한다.

나무 작업은 1995년, 대학생 때부터다. 학교에서 여러 가지 소재를 다루던 중 제일 나와 맞는 소재라고 생각해서 택한 것이고, 초기에는 지금과 달리 나무가 지닌 자연스러운 색감과 결을 위주로 작업했다. 그 당시에는 나무 자체가 지닌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내가 표현하려는 의도와 어긋날 때가 많았다. 나와 맞는 콘셉트를 찾기 위해 역사나 건축 등을 보고 영감을 얻으려고 했고 지금의 작업까지 이르게 됐다. 낡고, 새로운 건축에서. 특히 동양의 미술을 연구하고 공부하며 작품에 응용하고 있다.

제목인 ‘The Vibrant Field'에는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가.
‘진동’에 초점을 맞췄다. 색이나 작품의 모양으로 공간에서 진동하고, 이를 통해 호흡할 수 있는 전시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 한 점을 전시하더라도 거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동을 얼마나 실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또 작품의 색과 형태만으로도 느껴지는 진동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그리고 확장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서 전시하게 됐다.

색을 칠함으로써 나무의 본질을 감췄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서 보면 굵직한 나뭇결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의식을 하고 작업을 한다. 감추면 감출수록 물성이 드러나는 것이 나무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무 본연의 색을 드러내는 작업도 하고, 이번 작품들처럼 색을 입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 느껴지는 느낌이 다르고 거기서 전해지는 진동의 차이도 있다. 또 나무에 색을 칠하는 것이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에 성을 지을 때에도 많이 이뤄졌다. 그런 방식이 아시아의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을 하고, 나 스스로도 그것을 이어받아 작업을 한다고 생각한다.

색을 덧입히는 작업과 나무 본연의 성질을 가지고 하는 작업은 어떻게 다른가.
완전히 다르지는 않지만, 만져볼 수 있거나 사람들에게 치유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나무 본연의 색과 결을 살린다. 이번에 색을 선택해서 작업한 이유는 색에서 느껴지는 힘을 전달하고 싶었고. 한국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강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빨강이나 파랑과 같은 원색을 많이 사용했다.
사람들이 색을 볼 때 빨간색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빨간색에서 느껴지는 특정한 이미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그 사람과 색 사이에 무언의 대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색과 관람객 사이에서 행해지는 소통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다. 야산이나 숲에서 멧돼지나 산짐승을 만났을 때 압도되지 않는가. 내 작품도 그런 느낌을 주길 바란다.

작품이 빛에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빛이 강하게 줄 경우 그림자가 더 길어지기도 하고, 그럴 경우 말 그대로 진동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림자의 모양도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 그림자 같은 경우는 빛과 반대되는 성향인데 그 점이 흥미롭다. 또 색이라는 것이 빛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같은 빨강이라 하더라도 빛에 의해 사람들이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약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색이 다른 이들의 눈에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그 지점이 재밌다.

색감과 형태가 현대적이고 차갑게 느껴지지만, 가까이서 결을 보았을 때는 나무가 지닌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점이 나무의 힘인가.
그렇다.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 좋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소재가 나무밖에 없다고 생각해 계속해서 작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건축물 안에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내 작품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까이서 봤을 때와 멀리서 봤을 때 느낌이 다르다. 또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작품이 주는 인상이 차이가 있다.
(탑처럼) 세워진 작품의 경우 시선을 위에서 아래로, 또 아래에서 위로 이동했을 때 물체가 울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또 벽에 걸린 작품은 눈높이를 맞춰 앞뒤로 이동하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진동한다. 작품을 배치할 때도 그러한 시선을 충분히 고려했다.

당신의 작품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말을 걸길 바라는가.
사람들 간에도 대화를 할 때 한 마디가 대화의 시작이지 않은가. 한 마디를 처음 건네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들 또한 그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당혹감을 느껴도 좋다. 내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작품과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끈이라고 생각한다. 또 작품에서 느껴지는 진동이나 색을 통해 미지의 기억이나 아련한 추억 등을 떠올렸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한 겹 한 겹 쌓아올릴 때마다 작품과 나 사이에도 심도 깊은 교류가 오간다. 높이가 30m에 달하는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다.

츠보타 마사유키(Tsubota Masayuki)
|일본 오사카 대학 예술 학부를 졸업했으며, 일본 이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에 참가했다. 나무의 물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하며 일본 조각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사진제공 갤러리L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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