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 가구에 안착한 디자이너 김윤환

공예 / 장상길 기자 / 2019-01-07 00: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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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3d CNC, 3d 용접기 등 최신 기술을 접목
실용가구가 아니라 아트 퍼니처를 지향
비정형적인 형태를 추구

 

김윤환의 가구는 공예적인 동시에 조형적이다. 하나의 조각으로도 읽히는 작품 unintended의 조형적 표현들은 기능적 목적을 뛰어넘는 아트 퍼니처의 문법과 일맥상통하며, 예술적인 성취를 통해 기능적 사물의 지위를 뛰어넘는 공예의 본질과도 통한다. 일상 기물에 담기는 예술적 표현력은 전적으로 작가의 의도에 의해 성취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윤환이 가구를 만드는 ‘작의’는 충분히 예술적이다.

 

Unintended-Wall Cabinet 018_100 l (W)1000x(D)350x(H)1200 l 애쉬


unintended 시리즈의 디자인 모티브가 궁금하다.
작품 제목 ‘unintended’를 번역하면 ‘의도치 않은’이란 뜻이다. 의도치 않게 변해가는 나의 정체성을 가구로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모습과 가장 유사하고 성격이 비슷한 모티브를 찾는 과정에서 ‘해삼’을 발견했다. 해삼은 자유자재로 형태가 바뀌는 동물로 손으로 움켜잡으면 그 모양 그대로 변형된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의도치 않게 형태가 바뀌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본래의 형태로 돌아오는 해삼과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변하며 흘러가는 나의 내면이 가진 유사성을 표현한 것이 unintended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보면 유기적인 형태들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서로 연결되고 얽히고 붙어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유기적인 형태 하나하나가 나의 내면적인 모습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시리즈 제작 초기에는 트레이나 오브제로 사용 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작품 위주로 형태나 표현기법, 목재 물성을 익혔고, 이를 토대로 아트 퍼니처로 발전시켜 독특하고 특색 있는 대형 캐비닛 도어까지 제작했다.  

 

Unintended-Cabinet 018_102 l (W)2100x(D)550x(H)900 l 체리


문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순수 작업 시간과 작업 방식은.
스케치부터 완성까지의 총 작업시간은 총 6~7주 정도 소요된다. 우선 모눈종이에 1:1 스케일로 스케치를 하고 스케치에 맞춰 목재를 재단하거나 접목한다. 집성된 판재에 다시 스케치를 하면 카빙 작업이 시작된다. 카빙이 끝나면 샌딩 작업을 하는데 샌딩에만 2주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시 1주일 정도의 시간이 마감 작업에 필요하다. 정말 손이 많은 가고 힘든 작업이지만 작품에 투영된 예술적 가치 중에 작가의 참된 노동 또한 포함된다고 생각하고 작업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실용성과 예술성 중에서 더 가치를 두는 것은.

작품 경향은 개인적인 성향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이고, 늘 최고를 지향하며, 나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대중적인 실용가구보다는 나를 표현 할 수 있으며 예술적인 창의성이 담긴 가구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것에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실용적 가치보다는 예술적 조형을 가구에 표현하는 것에 더 주목한다.
   


평소 즐기는 디자인 방향, 혹은 디자인 지향성이 있다면.
대중적인 트렌드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실용가구가 아니라 아트 퍼니처를 지향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비정형적인 곡선을 디자인으로 끌어오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런 스타일을 즐기는 까닭은.
예전에는 기하학적인 형태들을 선호했는데 작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돌아본 갤러리와 뮤지엄 관람 경험이 작품 경향에도 큰 변화를 줬다. 내 스스로가 만족 할 수 있는 형태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비정형적인 형태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비정형 형태도 무수히 많아 앞서 말했듯이 나의 내면과 유사하다고 느낀 해삼을 형태적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형태를 스케치할 때는 익숙하지 않은 비정형 선들로 조형을 잡아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스케치와 모델링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 한 점 두 점 쌓이면서 나름대로 조형적인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Unintended-Bench 018_01 l (W)880x(D)460x(H)430 l 월넛

 


디자이너로서 상업적 성공에 대한 욕망은 없나.  

디자이너로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분명 본인 스스로가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확신에 이를 때까지 수많은 디자인 트렌드가 명멸할 것이지만 자기 확신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디자인 요소들을 꾸준히 찾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가구 디자인 방향성을 예측한다면.
공예 분야에서도 3d 프린터, 3d CNC, 3d 용접기 등 최신기술을 접목하여 다양한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이 늘고 있다. 또한 장인정신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는 분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이건 자신에게 잘 맞는 작업 방향과 테크닉을 설정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길을 찾기 위해 쉬지 않고 작업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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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l 2015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목조형가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12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꾸준히 전시활동을 이어왔으며 2018공예트렌드페어 창작공방관 작가로 선정되었다. 예술적 조형성을 가구라는 사물에 표현하는 작가주의적 가구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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